서울 아파트값 29주만에 꺾여
거래 실종 속 전셋값은 상승세
분양가상승률 16년만에 최고치

올해 아파트 분양가 상승률이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출 금리는 높고 분양가도 갈수록 치솟으면서 실수요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자 아파트 매수심리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주 연속 하락했고, 서울 지수는 6개월 만에 85.0 미만으로 내려왔다. 부동산 시장이 조정 국면에 본격 진입한 가운데, 전국에 매물 적체 현상이 심해지며 지난해 하락장 때의 거래 실종 사태를 연상케 하는 상황이다. 매매와 전세가 동반 추락했던 지난해 하반기와 달리, 현재는 전셋값이 계속 오르고 있어 세입자 고통은 더 심해지고 있다.

8일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1801만 원으로 파악됐다. 지난해(1521만 원)보다 분양가가 18.4% 뛰었다. 전용면적 84㎡(34평형) 아파트 기준으로 환산하면 한 채에 평균 9520만 원 오른 셈이다. 올해 분양가 상승률은 자료가 공개된 지난 2000년 이래 2003년(19.9%), 2007년(23.3%)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높다.

이날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12월 첫 주(4일 조사)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기준선 100)는 87.9를 기록했다. 매수심리를 보여주는 전국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10월 23일 조사(89.9) 때부터 7주 내리 떨어졌다. 수도권 매매수급지수는 87.2로 전국 평균보다 더 낮았다. 수도권 지수 역시 10월 23일 조사(90.0) 때부터 연속으로 하락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4.7로 조사됐다. 서울 매매수급지수는 11월 6일 조사(87.6)부터 5주 연속 빠졌다. 서울 매매수급지수가 85.0 밑으로 떨어진 것은 6월 19일 조사(84.8) 이후 24주 만에 처음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자료를 보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2곳에서 지난 1월 1일에 견줘 아파트 매물이 30.0% 이상 늘었다. 세종(7346건)은 이 기간 매물이 59.4% 늘었다. 서울 매물은 7만7386건으로 같은 기간 53.2% 증가했다. 경기 지역은 매물이 14만2965건 쌓여 연초보다 36.2% 증가했다.

아파트 매매거래 시장도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4일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1% 내려 29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경기도 0.01% 빠지면서 26주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전국 아파트값은 2주 연속 내렸다.

반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7% 올라 20주 연속 상승했다. 서울 전셋값(0.14% 상승)은 29주 내리 올랐고, 경기(0.12% 상승) 지역도 26주 연속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5월 9일 조사 때부터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동시에 하락장에 진입한 바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올해는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매매 수요까지 전세로 유입돼 선호단지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훈·김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