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6일 밤 부산 연제구 도로에 우박이 내렸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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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주로 내리는 우박, 간밤 내려
소리에 놀란 해운대·남구 주민 119 신고 4건
기상청 “상승기류 영향으로 원인 분석 필요”

부산=이승륜 기자


지난 6일 밤 부산에 겨울에는 흔하지 않은 우박이 천둥과 함께 갑자기 내리면서 놀란 시민이 소방 119 상황실에 “때 아닌 불꽃축제를 하느냐”고 문의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기상청은 이번 우박이 겨울철답지 않게 따뜻한 바람이 불면서 형성된 상승 기류의 영향 때문에 생긴 것으로 봤다.

7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전날 밤 9시를 전후로 부산 해운대구와 남구, 사상구, 연제구 등 지역에 5분가량 천둥과 함께 우박이 쏟아졌다. 비슷한 시간대에 소방상황실에는 바닷가를 낀 해운대구와 남구 등지에서 “갑자기 큰 소리를 들어서 놀랐다” “밖에 무슨 일 있느냐” “불꽃축제 하느냐”고 묻는 전화가 4건 들어왔다고 한다. 시민들은 SNS 등 온라인에 ‘손톱 크기 우박이 도로 위에 요란한 소리 내며 쏟아졌다’는 내용의 사진과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실제 이날 해운대 센텀시티에는 우박과 함께 비가 내리고, 연제구 일부 도로에는 우박이 하얗게 쌓였다.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6일 밤 부산 해운대구 도로에 우박이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이번에 내린 우박은 지름 0.5㎝ 내외의 작은 크기로, 이 같은 우박이 봄 여름 가을이 아닌 겨울에 내린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 보통 따뜻한 지표에서 데워져 상승한 공기 중의 수증기가 영하 5~10도 정도의 상층부에서 빙정으로 변해 생기는 게 우박이기 때문이다. 이후 다시 하강 기류가 생기면 이 빙정이 내리면서 녹는데, 이때 생긴 수증기가 당시 상승 기류를 타고 높이 올라가면서 다시 빙정으로 바뀐다. 이렇게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면서 우박이 커지다가 상승 기류가 약해지면 지표면으로 떨어지게 된다. 그런데 이번에는 겨울답지 않게 남쪽에서 몰려온 따뜻한 공기가 북쪽에서 온 찬 공기와 충돌하면서 강한 상승 기류가 생겨 우박이 생긴 것이다.

이에 온라인에는 시민들의 ‘이상 기후 현상 때문에 겨울에 우박이 내린 게 아니냐’는 추측성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이번 우박이 내린 원인은 장기 관측·분석을 해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부산기상청 관계자는 “보통 우박이 봄 여름 가을에 주로 떨어지는 것은 맞다. 겨울철 생기는 것은 흔한 현상 아니다”면서도 “그 원인은 3개월 이상 기상 상황을 분석해 봐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