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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 노파심과 기득권

이용권 기자
이용권 기자
  • 입력 2023-12-0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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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권 사회부 차장

‘인공지능(AI)은 인류의 번영을 가져올까. 독을 가져올까.’ 최근 ‘챗GPT 아버지’ 샘 올트먼의 오픈AI 해고와 복귀 사건이 대중에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이 대화의 화두로 던지는 질문이다. 주변 대화를 보면 AI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다면서 영화처럼 인류를 공격하는 터미네이터의 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렇다면 기술 혁신에도 속도 조절이 필요할까?

과거의 사례를 들여다보자. 신기술에 대한 반대는 산업혁명 때도 있었다. 당시 영국에선 연이은 기계 도입으로 육체노동 일자리를 빼앗길 것을 두려워한 노동자들이 기계를 파괴하는 러다이트 운동을 일으켰다. 기술적 실직을 반대한 그들의 움직임은 기계산업화의 거대한 흐름을 거스르지 못했다. 1870년대 미국에선 철도노동자 존 헨리가 노동자를 대표해 굴착기와 터널 파기 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실존 인물이 아닐 가능성도 있지만, 존 헨리는 굴착기를 이긴 뒤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당시 노동자들은 환호하면서 존 헨리를 영웅시했지만, 대부분 머지않아 기계가 작업을 대체할 것으로 여겼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기계산업화는 노동 생산성을 크게 높여 인류의 번영을 이끌었다. 그들의 우려대로 육체노동 일자리는 사라졌지만, 그만큼 새로운 일자리가 탄생했다.

AI 등장 이후에도 이벤트 성격이 강하긴 했지만, ‘딥 블루 vs 체스 세계챔피언’ ‘알파고 vs 프로바둑 기사’ 등 인간과 신기술 간의 대결은 계속됐다. 모두 AI의 압승이었다. 디지털 혁명, 디지털 전환이 대세인 시대다. 역사가 반복되듯 신기술에 대한 반발이 나왔다. 거시적으론 신기술이 가져올 부작용 때문이라지만, 현상적으로는 기득권의 밥그릇 챙기기 성격이 강했다. 국내가 특히 폐쇄적이다. 2021년 택시 업계를 보호하느라 채택된 ‘타다 금지법’이 대표적이다. 해당 법으로 국내는 모빌리티 혁신이 막혔지만, 해외의 경우 혁신과 경쟁을 통해 소비자에게는 편리한 서비스가 제공됐고, 공급자에게는 대규모 신종 일자리가 생겼다. 십수 년째 시범 사업 중인 비대면 진료 또한 마찬가지다. 코로나19 기간에 안전성이 검증됐고, 해외에서도 활발하지만, 국내는 의사단체 등의 반발로 시범 사업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도 신기술의 발전은 계속될 것이다. 로봇 AI 교사, 자율주행 AI, AI 보모 등의 상용화 시점에선 또 다른 반발이 나올 수 있다. 그때마다 혁신을 거스르고 디지털 전환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도태될 뿐이다. 1945년 미국의 핵 개발계획 ‘맨해튼 계획’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연구가 인류를 파멸로 이끌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는 반대도 했다. 하지만 원자 폭탄 개발은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이끌었고, 현재 인류에게 에너지를 공급하는 원자력발전소의 기반을 제공했다. 군비경쟁 등의 부작용도 있었지만, 과학자들이 우려했던 인류 공멸은 나타나지 않았다.

신기술이 인류의 번영을 가져오는 건 분명하다. 물론 독을 가져올 수 있지만, 우리 인류는 그때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발전해 왔다. AI는 인류의 경쟁자가 아니라 도구일 뿐이다. 최소한 국민 편의가 아닌 기득권 보호를 위한 반대는 구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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