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분산원장) 기술이 멸종 위기 식물 보호를 위한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두나무와 산림청 산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한수정), 람다256은 블록체인 기반의 식물 이력 정보 관리시스템을 가동한다. 기후변화로 멸종 위기에 놓인 생물자원 보전을 위해 한수정이 종자은행에 보관 중인 종자 상태와 이동 경로를 블록체인에 기입해 이력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내용이다.

영구저장시설인 종자금고와 달리 종자은행에 보관된 종자는 연구나 증식을 위해 수시로 옮겨 다니므로 이력 정보를 체계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요구돼 왔다. 기업과 농가, 연구기관 등에 분양되는 종자의 방대한 라이프사이클(수명주기)을 일일이 추적하는 것이 어려운 과제였는데 블록체인 기술로 이를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단계별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데이터 조작을 방지하고,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공공기관 특성상 내·외부망이 분리돼 있고, 예산상 제약이 있었지만 두나무와 람다256의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을 활용하면서 난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이를 위해 두나무와 한수정은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4개월 동안 식물 이력 정보의 블록체인 기술 도입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두나무는 소유자가 바뀌더라도 종자의 불변하는 이력 정보를 ‘시드 바운드 토큰(Seed Bound Token)’으로 새롭게 정의했다. 일종의 ‘식물 신분증’을 부여하는 셈이다. 박진성 한수정 실장은 “정보와 데이터의 투명성과 신뢰성 확보는 식물 유전 자원 보존을 위한 첫걸음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