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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전산망 마비 ‘사회재난’ 편입

시행령 개정땐 41→50여종 확대
카카오는 먹통 후 관리대상으로

정부가 내년 6월까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시행령을 개정해 국가기관의 전산망 마비를 재난으로 추가하는 건 국가기관 전산망을 통해 제공되는 각종 서비스가 국민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증가하는 데 따른 대응으로 분석된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24일 “지난해 핼러윈 참사를 계기로 예상하지 못한 재난에 대비해야 한다는 반성이 있었다”며 “지난 6월 관계기관과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국가기관 전산망 포함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 규정한 국가핵심기반을 빠짐없이 시행령에 반영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행령이 개정되면 현재 41종인 재난에 10여 종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행령이 개정되면 지난 17일 먹통이 된 지방자치단체 행정전산서비스 ‘새올’ 등을 운영하는 행안부는 주관기관으로서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 새올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관리하는데 이곳은 국가핵심기반으로 지정돼 있다. 다만 행안부는 새올 먹통 사태를 사회재난으로 보지 않은 이유를 제도적 미비에서 찾는 시각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행안부 관계자는 “새올은 일시적 ‘장애’가 빚어진 것이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서 규정한 ‘마비’는 아니라고 판단했고 피해 규모도 재난 수준은 아니라고 봤다”며 “만일 20일까지 정상화가 되지 않으면 사회재난으로 전환해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국가기관의 전산망 마비가 사회재난으로 추가되면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 등에 재난문자 발송 기준도 마련된다. 행안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마련한 정보통신장애 관련 매뉴얼, 금융위원회의 금융전산장애 관련 매뉴얼 등을 참고해 구체적인 기준을 만들 방침이다.

17일 당시 행안부는 “카카오 먹통 때는 재난문자가 왔는데 왜 행정 전산망이 멈췄을 때는 재난문자를 안 보내 헛걸음하게 만드냐”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10월 과기정통부는 카카오톡 서비스 장애가 상당 기간 지속하자 서비스 중단 이틀 후 첫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카카오는 월간 사용자가 4750만 명에 달하는 ‘국민 메신저’여서 사회재난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을 내린 것이다. 사실 과기정통부의 재난문자는 법적 근거가 없는 ‘적극 행정’의 결과였다. 당시 과기정통부는 정보통신장애 관련 매뉴얼에 근거해 대응했는데, 원래 해당 매뉴얼은 KT, SK텔레콤 등 국가기간 통신사에 한해 적용돼 왔다. 지난 1월 과기정통부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을 개정해 카카오 등 부가통신서비스를 재난관리대상으로 편입시킨 바 있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