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막을 올린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3’을 찾은 관람객들이 크래프톤의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체험하기 위해 긴 대기줄을 만들고 있다. 크래프톤 제공

■ 나흘간 역대 최대규모로 열린 ‘지스타’ … 성황리에 폐막

42개국 1037개 게임사 참여
부스 3328개 꾸려지며 ‘최다’

스마일게이트, 9년만에 등장
신작 시연·미디어아트 전시
첫날에만 5000여명 다녀가
크래프톤 부스도 대기 2시간
퀴즈 쇼·코스프레 행사 인기
NC 김택진 등 대표들도 출동

부산=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3’이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와 부산진구 e스포츠경기장에서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행사를 관통하는 대표 키워드는 ‘다양화’였다. 그간 잠잠했던 일부 대형 게임사들까지 총출동하면서 풍성해진 출품작들이 각축을 벌였다. 오랜만에 지스타에 돌아온 대형 게임 업체들의 ‘지스타 콘퍼런스’(지콘·G-CON), 일본 애니메이션풍의 ‘서브컬처’(하위문화) 축제 등 핵심 부대 행사를 비롯한 다양한 즐길 거리도 관람객들을 매료시켰다는 평가다.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주최하고 지스타조직위원회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공동 주관한 올해 지스타는 범국민적인 관심 속에 진행됐다.

20일 조직위에 따르면 나흘간 19만7000여 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았으며, 온라인으로도 94만4037명이 지스타를 함께 즐겼다. 이번 행사에는 42개국, 1037개사가 참여했다. 지난해(2947부스) 대비 12.9% 늘어난 3328개의 부스가 꾸려졌다. 과거 최대 규모였던 2019년(3208부스)을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다.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6일 ‘지스타 2023’에 마련된 넷마블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을 체험하는 모습. 넷마블 제공

부스들은 대기 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9년 만에 지스타에 둥지를 튼 스마일게이트 부스는 올해 지스타에 마련된 부스 중 ‘최다 방문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일게이트알피지 본 부스에는 첫날에만 5000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됐다.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 모바일’ 시연 공간과 별도로 마련된 가상현실(VR) 시연존, 미디어 아트 전시 모두 운영 시작 30분도 안 돼 대기 시간이 2시간을 넘어섰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로스트아크 지식재산(IP)을 활용해 만들어진 ‘모코코 리프레시 카페 with 이디야커피’를 찾은 사람들도 줄을 이었다. 해당 카페는 운영 첫날인 16일에만 약 1500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미지 크게보기 ‘지스타 2023’ 관람객들이 지난 16일 데브즈유나이티드게임즈(DUG) 부스에서 ‘리얼 VR 피싱’을 체험해 보고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 제공

스마일게이트 부스 앞에서 만난 오소영(31) 씨는 “오전 10시 30분쯤 티켓 부스에 도착했는데 관람객이 역대급으로 많은 것 같았다”며 “모코코 카페에서 키링을 갖고 싶었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했다”고 말했다. 오 씨는 “VR 체험을 하면서는 몇 차례 움찔할 정도로, 몰입감이 120%였다”며 즐거워했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부스 규모 100개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사람들이 모였다”고 전했다. 역할수행게임(RPG)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출품한 크래프톤의 부스도 운영 첫날부터 대기 시간은 2시간을 넘어섰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크래프톤은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관련해 시연대 70석 이외에도 퀴즈쇼, 코스프레 이벤트를 마련했다.

게임사 대표들도 현장에 총출동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NC) 대표는 16일 지스타 NC 부스에서 즉석 현장 간담회를 열고 “8년 만에 지스타에 출전한 탓에 부족한 게 없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며 “‘LLL’(슈팅 게임)의 경우 콘솔 시장을 중심으로 어떤 다양화된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프로젝트 BSS’(RPG)나 ‘배틀크러쉬’(난투형 대전 액션 게임)는 좀 더 캐주얼한 느낌으로 고객들을 만나려고 하고 있다”고 출품작 취지를 설명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16일 벡스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내년 블록체인 버전 출시를 준비 중인 ‘나이트 크로우’가 내년에도 높은 성과를 보여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내년 지스타는 해운대구와 부산진구 이외 지역에 거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직위 핵심 관계자는 “벡스코에서는 야외 주차장까지 모든 공간을 쓰고 있다”며 “여기선 더 이상 물리적인 확장을 할 수가 없어 다른 지역으로 넓히는 것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시의 전반적인 질을 높이고, 부산의 종합 문화 축제로 도약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고민과 시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