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전 세계의 관심은 남미 아르헨티나 대통령 대선 결과다. 한국시간 20일(현지시간 19일) 사상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를 4년간 이끌어갈 대통령이 선출된다. 지난달 22일 본선 투표에서 당선인을 확정 짓지 못함에 따라 치러지는 이번 결선 투표에서는 좌파 집권당의 경제 장관인 세르히오 마사(51) 후보와 극우 ‘아웃사이더’ 하비에르 밀레이(53) 의원이 건곤일척의 대결을 벌인다.

또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남부 진격에 따라 대부분 남부로 대피한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안전 위험 우려도 더 커질 전망이다. 22일에는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교장관이 중국을 전격 방문한다. 지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기점으로 서방과 중국 간 회동이 늘고 있어 양 진영 간 관계 개선이 빠르게 진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미지 크게보기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연합뉴스

◇남미서 브라질 이어 2번째로 큰 아르헨, 사상 최악 경제난 속 누가 국정 이끄나=이번 대선은 아르헨티나 주류 정치 이념(페론주의) 핵심 계승자인 마사 후보가 정권 재창출에 성공할지, 아니면 극단적 정책과 독특한 언행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밀레이 후보가 ‘정치 실험’의 기회를 얻게 될지 관심을 끈다.

마사 후보는 본선에서 36.78%의 득표율을 기록해 예상을 깨고 1위로 결선에 올랐다. 그는 감세와 서민 복지수당 등 경제 장관으로서 역점을 두고 추진한 각종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약속과 함께 ‘국민통합 정부’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하원 의장, 티그레 시장, 대통령 비서실장 등 주요 핵심 보직을 역임한 정계 ‘핵인싸’(핵심 인사이더)인 그는 미국과 중국, 브라질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과의 교역 확대와 수출 다변화로 경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밀레이 후보는 거침없는 입담과 정제되지 않은 제스처로 지지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내는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평가받는다. 그는 아르헨티나 통화(페소)를 미국 달러로 대체하자는 달러화, 중앙은행 폐쇄, 장기 매매, 국토 사유화 허용, 긴축 재정 등을 주요 공약으로 삼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경제 위기는 좌우를 막론한 기성 정치인 모두의 책임"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특히 젊은 층을 사로잡은 그는 본선 3위 파트리시아 불리치 전 치안장관의 지지 선언에 힘입어 득표율(본선 29.99%)을 극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자신감을 보인다.

지금까지 공개된 각종 여론조사 추이를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다. 투표는 19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한국시간 19일 오후 8시∼20일 오전 6시)까지 진행된다.

이미지 크게보기 16일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한 소년이 소지품을 들고 자동차 트렁크에 앉아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 가자 남부 진격 임박…한계 내몰린 가자 주민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를 거의 장악한 이스라엘군(IDF)이 하마스 궤멸을 목표로 한 지상작전을 조만간 남부로 확대할 전망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최대도시인 가자시티 등 북부에 은신하던 하마스 지도부와 조직원들이 남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가자 남부에는 지상작전 초기 이스라엘군의 통보에 따라 북부에서 피란한 팔레스타인 주민 수십만 명이 머물고 있어 민간인 인명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매일 줄어들고 있다"며 무장세력이 남부에서도 며칠 안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남부에 지상군을 투입해 하마스 잔당을 섬멸하거나 이집트 국경 방향으로 더 밀어낼 것으로 보인다. 유엔은 팔레스타인 측 집계를 근거로 가자 주민 약 40만 명이 집을 떠나 남부로 이동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외부 세계와 단절된 가자에서 공습을 피해 남부로 거처를 옮긴 민간인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카트린 콜로나(오른쪽) 프랑스 외교부 장관이 지난 5월 파리 외교부에서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하고 있다. AP 뉴시스

◇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교장관, 방중… 서방과 스킨십 늘리는 중국?=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교장관이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중국 수도 베이징을 전격 방문한다. 23일엔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을 만난다. 최근 중국은 서방국과의 접촉을 늘리면서 해빙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일 호주 총리로서 7년 만에 방중한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는 개선과 발전의 올바른 길로 들어섰다"고 말했다. 호주와 중국은 2018년부터 경제·안보 문제로 극한의 갈등을 빚어왔다. 나아가 시 주석은 지난 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진행하며 ‘판다 외교’를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등 서방국들에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이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