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 박강수 서울 마포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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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부터 수도권은 생활폐기물 종량제 봉투 직매립이 금지되고, 그 외의 지역은 2030년부터 적용된다. 정부가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를 법에 명시한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많은 지방자치단체는 폐기물 처리 대안을 마련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시는 수도권 직매립 금지의 해결 방법으로 가장 빠르고 손쉽게 지을 수 있는 마포에 소각장 추가 신설이라는 방법을 선택했다. 또 하나의 폐기물처리시설을 짓겠다는 것이다. 마포구에는 이미 5개 구의 생활폐기물을 1일 평균 750t 처리할 수 있는 소각장이 있는데 바로 옆에 1일 평균 처리 용량이 1000t 규모인 소각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어 구민들이 소각장 신규 건립 입지 결정·고시 철회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소각장 문제는 마포구만의 일이 아니다. 여러 지자체에서 소각장 추가 건립 문제로 큰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단순한 님비(NIMBY)현상으로 치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왜 서울시와 많은 지자체가 소각장을 추가로 지으려고 하는가? 기본적인 질문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재활용되지 못한 쓰레기가 많기 때문이다. 더 이상 주민들에게 분리수거와 쓰레기 감량만을 요구해서는 넘쳐나는 생활폐기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폐기물 처리 행정 패러다임 대전환이 필요하다. 쓰레기가 종량제 봉투에 들어가기 전부터 종량제 봉투에 들어가서 매립·소각으로 최종 처리되기 전까지 지속적인 자원순환인 3R(Reward·Recycle·Remove)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

자원을 잘 버리면 주민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다. 마포구는 지난 5월 구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소각ZERO 재활용가게’ 1호점 운영을 시작했고, 향후 지역 곳곳에 100여 개소의 재활용 중간처리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오염된 비닐, PET 등의 플라스틱은 환경부 지침에 따라 종량제 봉투에 버려지고 있는데, 이 품목은 물질재활용(물질로 재생시키는 재활용)은 어렵지만 열적재활용(소각해서 난방 등으로 이용하는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이다. 환경부는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춰 열적재활용이 가능한 자원도 분리배출을 의무화하도록 환경부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모든 소각장에 자원순환처리기를 의무 설치해 반입된 종량제봉투에서 불연성 물질, 오염된 비닐, PET 등을 한 번 더 선별하면 소각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재활용품 분리배출 유가보상(Reward)으로 재활용률(Recyle)을 높이면서 열적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류도 분리 배출하고, 소각 전에 한 번 더 자원을 선별해 불필요한 불연성 물질을 제거하면(Remove) 결국 소각량도 대폭 감소할 것이다.

이제는 서울시와 환경부가 매립과 소각 중심의 미시적 폐기물 정책에서 벗어나 더 많은 자원을 재사용하는 지속가능한 순환 정책을 추진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