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식 단장, 공관위 참여할 듯
비명계 “친명 공천하겠다는 것”

박지현, 총선 송파을 출마 선언

더불어민주당이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조정식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한 총선기획단을 출범하면서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공천 학살’에 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명계는 조 사무총장이 총선기획단장을 맡은 데 이어 당 관례에 따라 공천관리위원회에도 참여할 것이라며, 공천 실무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비명계 재선 의원은 2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가 대외적으로는 부드럽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조 사무총장을 총선기획단장에 앉히고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했다”며 “공천 과정에서 이견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을 몰아내고 ‘친명 공천’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비명계 초선 의원도 “시스템 공천이라고 하더라도 향후 정성평가의 측면에서 친명계가 모든 권한을 일방적으로 갖고 간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며 “당내 여러 계파가 모여 공천과 관련한 논의를 해야 하는데, 이 대표는 말로만 화합하자고 하면서 일방적으로 당을 끌고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사무총장은 총선기획단장을 맡으면서 향후 관례에 따라 공관위와 전략공천관리위원회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비명계는 조 사무총장이 사실상 총선 실무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데다 친명계 원외 인사들을 통한 ‘자객 공천’ 우려가 현실화된 만큼 공천 학살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정감사의 여파로 잠시 숨을 고른 비명계가 공관위 구성 과정에서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 대표가 단식하던 시기 농성 천막을 찾아 눈물을 쏟았던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내년 총선에서 서울 송파을 지역구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송파을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로 야당에는 험지로 꼽힌다. 이 대표의 법률특보인 송기호 민주당 송파을 지역위원장이 오래전부터 출마를 준비한 지역구인 탓에 박 전 위원장의 공천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대영 기자 bigzer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