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전승훈

■ 창간 32주년 특집 - 新 부민강국

상임위 계류법안 1만7198건
세비삭감 등 벌칙 없어 ‘한계’

대한민국이 ‘부민강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국회 개혁이 가장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회가 이른바 ‘일하는 국회법’ 시행을 한 지 3년째에도 국회의원의 업무 태만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가 극한 정쟁만 반복하면서 매달 상임위원회 전체회의는 최소 2차례, 상임위 법안소위는 최소 3차례씩 열도록 한 국회법 조항은 유명무실해졌다.

2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일하는 국회법’은 의원들의 의정 활동 강화를 위해 상임위의 의무 운영 규칙을 명문화한 것으로, 2021년 3월부터 시행된 국회법 개정안에 반영된 내용이다. 그러나 법 시행 당시부터 올해 초까지 집계한 결과, ‘일하는 국회법’에 따라 월 3회 이상 법안소위 개최 의무 조항을 지킨 상임위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일하는 국회법’에는 세비 삭감 등 벌칙 규정이 없어 강제할 수단이 없다는 한계점이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회 본회의 상임위 회의 개최 건수는 미국 하원의 6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본회의 개최 건수도 한국은 37건으로 100회를 개최한 미 하원에 크게 차이가 났다.

이런 가운데, 국회사무처 홈페이지에 공개된 국회의원들의 ‘2022년 해외 출장 결과보고서’를 보면 국회의원 299명 가운데 63명은 지난해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당일에 외국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일을 제대로 하지 않다 보니 상임위에 쌓여 가는 법안은 갈수록 늘고 있다. 이날 현재 17개 상임위에 계류된 법안은 1만7198건으로, ‘일하는 국회법’ 시행 전인 2020년 말 4023건에 비해 되레 4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