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홍익표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31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2024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앞두고 국회 로텐더홀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대통령 시정연설 중 박수 없이 침묵
진보당 의원은 '탄핵피켓' 들기도

더불어민주당은 31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두 번째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지난해의 ‘보이콧’ 사태를 재현하진 않았으나, 국회 로텐더 홀에서 피켓 시위를 강행하며 ‘뒤끝’을 남겼다. 여야가 국회 본회의장 내 피켓시위를 하지 않기로 맺은 ‘신사협정’을 일주일 만에 파기한 것으로, 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연설 내내 윤 대통령의 탄핵을 시사하는 피켓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거쳐 윤 대통령이 본회의장으로 입장하는 시간에 국회 로텐더홀 계단 앞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본회의장 내 피켓시위가 아닌 로텐더홀이라 신사협정을 어기지는 않았다는 게 민주당 입장이지만, 민주당이 먼저 제안한 여야 간 약속을 스스로 깼다는 비판이 나왔다.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윤 대통령에 대한 분노로) 심장이 터지려 하는데 간신히 참았다는 의원도 있었다”며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국회에 입장하는 순간 ‘국정 기조 전환’ 등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로 항의에 나섰다. 한 의원은 윤 대통령이 지나가자 “윤 대통령님, 민생 예산 복구하세요”라고 외쳤다.

윤 대통령은 본회의장에 들어서며 민주당 의원들에게 악수를 청했으나 일부 의원들은 이에 응하지 않고 외면하기도 했다. 연설 중에도 국민의힘 의석에서만 중간중간 박수가 터져 나올 뿐, 민주당 의석은 윤 대통령이 퇴장하는 순간까지 박수 없이 침묵을 이어갔다. 이 가운데 진보당의 강 의원은 ‘줄일 건 예산안이 아니라 윤 (대통령)의 임기!’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나 홀로 시위를 했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이 끝난 뒤 국민의힘 의원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가장 먼저 민주당 의석으로 향해 악수를 청했다. 이어 국민의힘 의원들과 악수를 나눈 뒤 퇴장했다.

이은지·김대영·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