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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10문10답

피부·점막에 결절… 흡혈곤충이 전파… 백신 접종한 소 먹어도 인체에 ‘무해’

박정민 기자 외 1명
박정민 기자 외 1명
  • 입력 2023-10-31 08:56
  • 수정 2023-10-3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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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29일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 확진 판정이 나온 전남 무안군의 한 축산농가 출입을 방역당국이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 10문10답 - 국내 첫 발병 ‘럼피스킨병’의 모든 것

1929년 아프리카서 첫 발생… 5년새 대만·中서도 발병
모기·파리·진드기 매개체… 항구 통해 국내유입 가능성
감염소에서 생산된 고기와 우유 유통망서 원천 배제
정부, 백신 454만두 접종 목표… 농장주변 방역에도 온힘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의정부=김현수 기자

지난 19일 충남 서산에서 소 럼피스킨 병이 발생하며 전국적으로 확산 추세에 있다. 과거 구제역 등 가축 질병으로 농가는 물론 국민의 피해도 작지 않아 정부는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초동방역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국내 처음으로 발생한 럼피스킨 병이 과연 어떤 가축 질병이며, 국내 농가와 식품산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정부는 이 질병을 막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를 ‘10문10답’을 통해 알아본다.

1. 소 럼피스킨병이란

소 럼피스킨병(LSD, lumpy skin disease)이란 솟과 동물 중 소·물소 등에서 주로 발생하는 질병이다. 피부, 점막, 내부장기의 결절과 여윔, 피부부종을 일으키는 가축전염병 예방법상 제1종 가축전염병이다. 이 병에 젖소가 감염되면 원유(原乳)의 생산성 하락을 초래하기도 한다. 1929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처음 발생한 후 중동, 중앙아시아, 인도, 중국, 러시아는 물론 동유럽 등 각국으로 퍼졌다. 2019년 대만에서, 2020년 중국에서도 첫 발병이 확인됐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는 럼피스킨병을 관리대상 질병으로 분류·지정하고 있으며 발생 시 발생국은 WOAH에 통지해야 한다.

2. 소 럼피스킨 바이러스, 국내 유입 경로는?

지난 19일 국내 최초 확인 이후 농림축산검역본부를 중심으로 유입 경로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럼피스킨병의 주요 전파 요인은 흡혈 곤충에 의한 기계적 전파로, 전파 가능한 흡혈 곤충으로는 모기류, 흡혈 파리, 수컷 진드기 등이 있다. 서해안 지역 농가들에 바이러스 확진이 집중된 것은 항만이 가깝기 때문으로, 항만을 통해 유입된 곤충들이 차량으로 국내에서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28일 발생한 강원 고성의 경우 접경지역이어서 북한에서 유입됐을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정밀 역학조사를 통해서도 정확한 최초 유입 경로를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3. 현재 국내 소 사육농가 피해 규모는?

럼피스킨병은 20일 충남 서산 농가 최초 발생 후 31일(오전 8시) 기준으로 총 67건(4370두) 발생했다. 경북과 제주를 제외한 모든 광역단체에서 발생한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구제역과 달리 럼피스킨 확진이 나타난 농가에 대해서만 살처분을 진행하고 있다. 구제역이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경우 방역대 내 농가 전체에 대해 살처분 진행이 원칙이다.

photo이미지 크게보기 25일 전남 장흥군에 위치한 가축시장이 럼피스킨병 확산으로 개장하지 못하면서 텅 비어있는 모습. 연합뉴스



4. 확산 차단을 위한 지자체의 대응은?

동해안 최북단인 강원 고성에 이어 육지부 유일의 구제역 청정지역 전남 무안에서도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가 나오며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감염확산 차단에 사활을 걸고 있다.

29일 첫 확진 사례가 나온 전남도는 무안 한우농장에서 키우던 소 134마리를 긴급 살처분하고, 백신 29만 두 분량을 무안에 있는 농가부터 접종을 시작했다. 럼피스킨병이 국내 처음으로 확인된 충남에서는 전국에 한우 정액을 공급하는 보증 씨수소 110마리를 포함해 2500여 마리를 관리하는 농협 한우개량사업소 방역에 주력하고 있다. 4건의 확진 사례가 나온 강원도의 경우 위기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했고, 전북도는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한 가축 질병 방역 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축산차량 소독을 위한 거점 소독시설 및 도 경계 통제초소 운영을 강화했다. 한우 사육 두수가 가장 많은 경북도는 아직 확진 사례가 나오지 않았지만 24시간 비상체계를 유지하며 도내 14개 가축시장을 폐쇄하고 21개 시·군에 25개 거점소독시설을 설치했다.

5. 정부의 럼피스킨병 방역대책은?

방역당국은 20일 럼피스킨병 최초 확인 이후 확산 방지를 위해 발생 농장에 대해선 초동방역팀·역학조사반을 파견해 외부인·가축·차량의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역학조사와 함께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인 소는 긴급행동지침(SOP) 등에 따라 살처분을 실시 중이다. 또 전문가협의회 및 가축방역심의회를 통해 마련한 긴급 백신접종 계획에 따라 방역지역에서 사육 중인 소에 대해 우선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국내 보유 중인 백신 54만 두 분을 지원하는 한편, 추가 백신 400만 두 분을 다음달 1일까지 국내에 추가로 들여올 계획이다. 백신 접종 완료 전까지 질병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발생 시·군 및 인접 시·군 농장의 소 이동을 제한(도축장 출하만 허용)하고 가축분뇨의 경우에도 정밀검사 후 음성인 경우에만 이동을 허용했다. 주요 매개체인 모기, 파리 등 흡혈곤충을 집중 방제하기 위해 농장 주변 연무소독 등과 함께 웅덩이 등 서식지 제거와 농가의 흡혈 곤충 방제 교육을 중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살처분 농가에 대해선 전액 보상까지 약속했다. 정부는 백신 접종이 완료되고 항체 형성이 본격화하는 11월 중순부터는 발병 자체가 급속히 잦아들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6. 국내 대표적 가축 질병인 구제역과의 차이점은?

증상 측면에서 구제역과 럼피스킨병은 다소 차이가 있다. 두 질병 모두 감염 시 소가 열이 나거나 침을 흘리는 증상을 나타낸다. 그러나 럼피스킨병은 가죽이나 점막 같은 곳에 결절이 생긴다. 구제역은 해당 부위에 물집이 생기는데 구강 점막이나 발굽에 수포가 나타난다. 구제역은 또 소와 돼지 공통적으로 감염된다. 일반적으로 감염 동물의 이동에 의해 감염이 이뤄지고, 감염동물의 수포액이나 콧물, 침, 호흡 및 분변 등의 접촉으로 감염돼 전파력이 강하다. 반면 럼피스킨병은 모기·파리·진드기 등 흡혈곤충에 의해 주로 전파가 이뤄진다. 상대적으로 전파력이 구제역에 비해 낮아 살처분도 발생 농가 단위(구제역은 발생 농가 방역대 단위)로 이뤄져 피해 규모가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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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왜 백신을 사전에 접종하지 않았나?

백신을 비축만 하고 사전에 접종하지 않아 럼피스킨병이 퍼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방역당국은 “종합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밝히고 있다. 방역당국은 바이러스가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예방 접종을 농가에 강요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농가는 백신 접종을 대체로 꺼리는 등 백신에 대한 낮은 수용성이 존재하고, 전체 소농장을 대상으로 긴급백신을 접종할 경우 214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 소요되는 등 재정적 부담도 만만찮다. 대신 당국은 국내 유입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농장 예찰을 지난 2021년부터 실시하고 있고, 발생 시 대응하기 위한 54만 두 분의 백신을 비축해놨다.

8. 럼피스킨병 인체에는 무해한가?

럼피스킨병은 가축에게만 발생한다. 조류인플루엔자(AI)처럼 인수공통 감염병이 아니다. 하지만 1급 감염병에 해당하므로, 감염된 가축은 살처분이 이뤄진다. 먹어도 인체에 무해하지만, 감염된 가축에서 나온 고기와 우유는 식품 유통망에 유입되지 않는다. 일각에선 백신 접종 소에서 나온 고기와 우유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백신은 충분한 임상을 거쳤으며, 접종 소에서 나온 고기와 우유를 먹어도 인체에 아무런 영향이 없음이 확인됐다. 유럽연합(EU)에서도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보돼 허용되고 있다.

9. 럼피스킨 바이러스의 토착화 가능성은? 다른 가축 질병 창궐 가능성은?

방역당국은 럼피스킨병 바이러스가 국내에 토착화할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토착화는 상시적으로 바이러스가 발병하는 것이 조건에 포함되는데, 해외사례를 볼 때 토착화한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2019년 대만에서도 럼피스킨병이 발생했지만 백신 접종으로 현재는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동유럽도 마찬가지로 백신으로 바이러스를 퇴치했다는 것이다. AI의 경우 매년 겨울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철새가 돌아간 봄철 이후에는 AI가 발생하지 않아 AI 역시 ‘토착화’한 것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다만 럼피스킨병처럼 새로운 질병들이 국내 유입되는 것에 대해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백신의 효력이 1년인 점을 감안할 때 백신 접종도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기적으로 백신을 의무 접종케 하는 것은 비용적 측면이나 효율성 등을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해외 사례, 농가 수용성, 경제적 상황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 방역당국 입장이다. 다른 질병도 마찬가지로 최초 발생 등을 고려해 비축분을 보유하되 창궐 가능성이 크다면 긴급하게 백신 물량을 공급 받을 수 있는 수급처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10. 럼피스킨병, 시중 한우 가격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까?

럼피스킨병으로 인해 한우 도·소맷값이 소폭 상승했지만, 시장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상황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3∼26일 한우 평균 경락값(등외 제외)은 1㎏당 1만9150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최초 럼피스킨병 확진이 나오기 직전인 16∼19일 평균 경락값(1만7903원)과 비교해 7% 정도 오른 수치다. 이는 바이러스 발생으로 소 이동제한이 걸리며 도매시장이 문을 닫은 탓이다. 이 같은 긴급 조치에 의한 일시적 상승은 나타날 수 있지만 현재 한우 가격은 매우 낮은 상태다. 산지 도축물량은 여전히 지난해보다 많고, 과거 불황기와 비교해도 많다. 럼피스킨병 감염에 의한 살처분 수량도 5000두 이하에 불과하다. 럼피스킨병 백신 접종이 마무리되고 항체 형성이 본격화하는 11월 중순 이후엔 전염병 자체가 시장에 영향을 전혀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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