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쓰레기’ 자전거 30일 오전 서울 성북구 석계역 인근에 일부 자전거가 녹이 슬고 먼지가 쌓인 채 방치돼 있다. 박윤슬 기자

올해도 지난 9월 기준 9998대
지하철역 주변 등 통행방해 빈번

일부 지자체 등록제 시행하지만
강제성 없어 주민 참여 저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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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무단 방치돼 수거되는 자전거만 최근 수년간 매년 1만5000대가 넘어설 정도지만 이 문제 해결을 위한 공공 대응이 극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초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자전거 등록제’가 자전거 무단 방치 현상의 유력 해결방안으로 손꼽히고 있으나 이 역시 강제성이 없다 보니 실제 주민 참여율은 미미한 편이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에서 무단 방치돼 수거되는 자전거만 매년 1만500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에는 1만5224대가 수거됐고 지난해 무단 방치 수거 자전거는 1만5546대로 늘었다. 올해도 지난 9월 말 기준 9998대를 수거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수거를 담당하는 서울시 각 자치구는 관련 법(자전거법)에 따라 도로나 공공장소 통행을 방해하는 무단 방치 자전거를 수거하고 있다. 성동구 관계자는 “자전거 거치대에 있더라도 바퀴 바람이 빠졌거나 체인이 녹슨 경우 등도 무단 방치 자전거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수시로 현장 순찰을 하면서 발견한 방치 자전거에 계고장을 붙이고 10일 이후에도 그 자리에 계속 있으면 수거한다. 성동구의 경우 9월까지 무단 방치 자전거 1489대에 계고장을 부착했다. 특히 지하철역 주변은 무단 방치 자전거가 상습 발생해 민원이 빈번하게 들어오는 곳이다.

도심 속 곳곳 자전거 무단 방치 사례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자 자전거에 등록번호를 부여하는 자전거 등록제가 자전거 무단 방치 현상의 유력 해결법으로 대두하고 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와 서울시는 규제 민원을 고려,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자전거 등록제 확대 논의는 답보 상태다. 현재 자전거 등록제를 시행하고 있는 기초 지자체는 서울 양천구와 강동구 2곳을 포함, 모두 10곳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역시 시행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등록제 참여율은 저조한 편이다.

이런 가운데 군에 등록한 자전거의 실제 주행거리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자전거 이용실적 마일리지 제도’ 등 등록제 활성화 정책을 시행하며 시민 참여율을 높인 함양군 사례는 주목된다. 해외에선 자전거 무단 방치 방지를 위해 보다 강도 높은 정책이 시행돼 이를 참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본의 경우 자전거 등록을 의무화해 자전거 구매 시 판매자가 즉석에서 등록 신청을 해주고 있으며 자전거 사용량이 많은 덴마크에선 모든 신축 건물에 자전거 보관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식으로 자전거 무단 방치를 예방하고 있다.

김군찬 기자 alf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