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방역 초비상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 발생 열흘 만인 29일 국내에서 2번째로 소 사육두수가 많은 전남에서도 신규 확진 사례가 나왔다. 사진은 이날 확진 판정이 나온 전남 무안군의 한 축산 농가에서 방역당국이 소독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강원 이어 전남서도 ‘확진’

폐사율 낮고 백신 충분하지만
유입경로 불분명해 농가 긴장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안동=박천학 기자

소 럼피스킨병이 주말 동안 전남에서도 발생함에 따라 사실상 영남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 확산됐다. 구제역이나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같은 감염병처럼 치명적이진 않고 백신 확보 물량도 충분하지만, 유입경로 파악이 어렵고 잠복기가 최대 4주간 지속된다는 점에서 여전히 불안감은 높은 상태다. 방역당국은 농가에서 백신 주사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하며 다음 달 10일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30일 브리핑에서 “오전 8시 기준으로 전국 22개 시·군에서 총 61건(4107두)의 럼피스킨 병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 28일엔 강원 고성의 한 농가와 전남 해남의 1개 농가에서도 확진 판정이 이뤄졌다. 전남은 경북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62만여 두)로 소 사육두수가 많은 곳이다.

중수본은 영남으로의 확산 차단을 위해 경북도에 방역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경북은 6월 말 기준 한우 82만5685두(1만8984가구), 젖소 3만1072두(615가구) 등 총 85만6757두(전체 21%)를 사육 중이다. 경북도는 종축 보호 등을 위해 영양군에 있는 한우·젖소 개량사업소에서 사육 중인 341두(한우 153두·젖소 188두)와 영주시 축산기술연구소의 임신 말기나 치료 중인 한우 500여 두 등에 백신을 접종했다.

럼피스킨병은 폐사율이 10%이고, 백신 물량도 충분하지만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아 농가는 물론 축산업계도 잔뜩 긴장한 상태다. 럼피스킨병 초동 확산 차단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방역당국은 국내 최초 발생이란 점과 함께 폐사율이 낮고 잠복기가 길다는 점을 꼽는다. 짧게는 1주, 길게는 4주간의 바이러스 잠복기가 있고, 발현해도 폐사율이 높지 않아 농가에서 초기에 발견하기 어렵다.

또 사료 운송 및 분뇨 수거 등으로 농가 간 차량 이동이 잦아 교통수단을 통한 흡혈곤충의 유입도 서해안 벨트 지역 확산에 일조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방역당국이 백신 비축 물량을 발병 전 미리 접종하지 않은 점을 비판하고 있다.

한편 중수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지난 28일 127만 두, 29일 62만 두분의 백신이 추가로 들어와 사전비축 물량인 54만 두분을 포함한 총 243만 두분의 백신을 지자체에 배부했다고 밝혔다. 31일 210만 두분의 백신이 도착하면 다음 달 1일에는 전국 모든 지자체에 백신 공급이 완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