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개혁 메스’잡은 푸른눈 의사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민의힘 당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백동현 기자

■ 국민의힘 인요한 파격 임명

‘쇄신’ 상징성 가진 인사 발탁
평소 개혁성향 발언 자주 해

공천방식·인재영입 등 주목
혁신위 권한정도에 성패 달려
“정치경험 부족 약점” 지적도

국민의힘이 23일 당 쇄신을 이끌 혁신위원장으로 호남 출신의 인요한(64·존 린턴) 연세대 의대 교수를 임명하면서 위기에 빠진 보수 여당을 어디까지 수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호남 출신’ ‘특별 귀화 1호’ ‘비(非)정치인’ 등의 다양한 타이틀을 가진 만큼 ‘쇄신’이라는 상징성을 부여할 수 있는 인사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앞서는 것으로 보인다. 인 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와 공개 행사 등에서 보수 정당과 대한민국의 개혁에 관해 여러 차례 의견을 밝히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국민의힘에서 전라도 대통령을 만들고 싶다”고 거론했다.

인 위원장은 최근 문화일보와의 만남에서도 “난 스코틀랜드계 핏줄을 이어받아 반골 기질이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8월 국회에서 열린 ‘국민공감’ 강연에서는 “한국(인)이 타협과 단합을 잘 못 하는데 좀 더 발전하려면 이런 점을 고쳤으면 한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인 위원장의 개혁적 성향과 별개로 혁신위의 역할과 권한이 어디까지 부여되느냐에 성패가 달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기현 당 대표는 “혁신위에 전권을 위임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조만간 인 위원장과 김 대표가 만나 권한에 관한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지도부는 혁신위가 올 연말쯤 혁신안을 내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에 혁신안에 공천 방식 변화나 인재 영입에 관련한 내용이 담긴다면 곧 출범하는 총선준비기구나 인재영입위원회, 총선 공천을 논의하는 기구인 공천관리위원회의 활동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혁신위가 내놓는 안 가운데 당헌·당규 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결국 당내 의견 수렴절차 등을 거쳐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를 거칠 수밖에 없다. 이에 일각에서는 ‘인요한 혁신위’가 실질적인 영향력을 갖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날 ‘전권에 총선 공천도 포함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혁신과 인재 영입, 공천은 구분해야 맞지 않냐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범위와 역할을 다 열어놓고 전권을 주기로 했으니까 인 위원장도 의견이 있을 것이고, 제시하고 제안한다면 충분히 범주를 넘나들며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인 위원장의 정치 경험이 부족한 점을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특히 혁신안을 내도 당내에서 이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국민의힘 ‘최재형 혁신위’나 더불어민주당의 ‘김은경 혁신위’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정당 내부를 혁신하는 데 있어서 그 정도 전문성과 경험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 그런 부분은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 당의 체제를 개선하고 총선에 바람을 일으키기 위한 대수술”이라며 “여권 전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수술할 수 있는 집도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