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경기 여주시 창동 일원에서 추진된 상권 도시재생 사업 대상지 위치도. 여주시청 제공

1990년대 포장마차 즐비…지역 주요상권 노릇
버스터미널 주변·역세권 개발로 상권침체 가속
市, 도시재생·‘포차데이’ 축제 등 활성화 모색

여주=박성훈 기자

경기 여주시 창동 ‘먹자골 음식 문화의 거리’는 지역에서 손꼽히는 회식 장소다. 소주를 곁들여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삼겹살이나 쇠곱창, 육회 등 맛깔나는 안주를 파는 식당이 즐비하다. 간단히 배를 채운 뒤 여흥을 해소하기 위해 치킨집이나 호프집, 노래방 등으로도 쉽게 자리를 옮길 수 있어 이 주변에 일터가 있는 직장인들은 퇴근하면 동료들과 어깨동무하며 이곳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1990년대, 지금의 창동 공영주차장이 생기기 전 공터에는 포장마차가 많았다. 주차장이 들어선 이후로 포장마차는 사라졌지만, 이 일대 상인들은 당시를 지역 상권의 황금기로 회상하곤 한다. 주변에 여주시청과 여주경찰서 등 관공서는 물론 시내 주요 기관과 회사들이 모여있으니 이곳에 일하는 사람들은 이 일대에서 밥과 술을 먹느라 돈을 썼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문동 여주종합터미널 주변에 새로운 시가지가 형성되면서 창동 상권에는 암운이 드리웠다. 쇠퇴기를 맞은 상인들은 당시 여주군청에 찾아가 지원을 요청했고, 군은 주점이 밀집한 세종로40번길 일대를 ‘먹자골 음식 문화의 거리’로 지정했다. 2013년 여주군이 시로 승격되고 경강선 개통으로 역세권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상권은 두 번째 시련기를 맞았다.

2021년 12월 국토교통부로부터 도시재생 예비사업 지정을 따낸 여주시는 창동의 옛 명성 재건에 나섰다. 국·도비 2억 원에 시비 2억 원을 보태 창동 주차장에 먹자골의 각종 업소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전자 단말기를 설치하고, 인도가 없어 사고 위험이 상존하던 세종로40번길 300m 구간(주차장∼세븐일레븐 여주중앙점)의 도로면 일부를 인도로 표시하고 차량을 일방통행하도록 개선했다. 가로등이 어두워 귀갓길에 두려움을 호소하는 여성을 위해 여흥로88번길 200m 구간(음식점 ‘옛날집’∼창3통 경로당)에 로고젝터(특정 그림이나 메시지를 바닥이나 벽에 조사하는 광학 장치)와 조명을 설치하고 밝은색으로 주변을 칠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해 11월 25일 경기 여주시 창동 일원에서 열린 ‘제1회 먹자골 포차데이 축제’ 행사장에서 가설 무대에 오른 이충우 여주시장이 상인들을 격려하고 있다. 여주시청 제공

지난해 11월 25∼26일에 이어 올해에도 상권 활성화를 위한 축제 ‘먹자골 포차데이’를 개최한다. 2회를 맞은 이번 축제는 오는 26∼28일에 열린다. 창동 공영주차장과 세종로40번길에 설치되는 행사장에는 옛 포장마차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행사를 준비 중인 상인회와 여주시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중앙동2지역 예비주민협의체, 한국외식창업교육원 등과 함께 여주의 ‘식신’을 가리는 요리 경연대회도 연다. 이 행사는 고등학생과 대학생 등으로 이뤄진 10팀과 일반인 10팀이 출전해 여주의 대표 농산물 5선(쌀·고구마·땅콩·가지·버섯)을 활용한 새로운 음식을 내놓아 자웅을 겨룬다.

이충우 여주시장은 “먹자골 포차데이 축제가 지난해 성료한 데 이어 올해는 상인들 주도로 또 축제를 열게 돼 그야말로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주민의 축제로 의미가 커지는 게 아닌가 싶다”며 “이번 축제를 통해 창동 먹자골 상권이 되살아나고, 제일시장과 경기실크 주변 등 원도심이 활성화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