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창원선 “의대 신설” 19일 경남도의회에서 경남도의원들과 창원시의원들이 정부의 지역 필수 의료 혁신계획 발표 이후 창원 지역 의대 설립을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자체, 확대분 선점 경쟁 치열

충북 “충북대 등 221명 이상”
울산 “40명서 100명 이상으로”
경남은 창원 의대 신설도 요구

정부 각 의대 수요조사 방침에
증원 확보 놓고 눈치싸움 치열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방침을 밝힌 가운데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규모까지 거론하며 증원분 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원 확대분이 우선 배정될 것으로 보이는 지방 국립대 의대 및 정원 50명 이하 소규모 의대에서는 “입학 정원을 현재보다 2배가량 늘릴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할 것”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충북·경남·부산 지역에서만 500명 안팎의 정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고, 아직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지 않은 강원 및 호남 지역 수요까지 더하면 규모는 전국적으로 1000명을 훌쩍 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가 의대 증원 규모 결정 및 배분에 앞서 “의대들로부터 증원 요청 등 예비 신청을 받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정원 선점을 위한 눈치 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0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충북도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환영 입장을 나타내며 221명 이상의 의대 정원 확대를 요구했다. 충북대 의대 정원 확대(49명→150명 이상)와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카이스트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50명) 신설, 국립대 치과대학(70명) 신설 등이다. 울산시는 현재 40명인 울산대 의대 정원을 100명 이상으로 증원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경남도는 인구 비례 등을 고려할 때 지역 의대 정원을 현재 76명에서 250명 정도까지 늘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 76명인 경상국립대 의대 정원을 150명까지 늘리고 100명 정원의 창원 의대 신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산에서는 정원 343명인 지역 4개 의대에서 정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국립 부경대는 30명 정원의 방사선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강원도 역시 지역 의대 정원 확대에 동의하면서 구체적인 규모를 살펴보고 있다.

개별 의대 차원에서도 구체적인 증원 가능 규모를 가늠하기 위한 논의에 착수한 상태다. 특히 입학 정원이 50명 이하인 소규모 의대들은 내부 의견수렴을 거쳐 정부에 2배가량 입학 정원 확대를 요청할 계획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의 한 소규모 국립대 의대 학장은 “입학 정원을 현 정원의 2배가량이 되도록 40~50명 정도 늘리는 안을 정부에 요청할 수 있다고 본다”며 “추가 전임교원 확보나 실습실 등 인프라 구축도 같이 개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소규모 의대 학장은 “20여 년 전 첫 입학생을 받은 후로 40명 정원이 지금까지 유지됐는데, 증원이 확정되면 100명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교육부가 이은주 정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시도별 수요조사 결과, 전국 13개 대학에서 2024학년 의대 신·증설을 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지현·이소현 기자, 청주=이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