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유리… 전국서 학생 유치

춘천=이성현 기자 sunny@munhwa.com

인구 감소로 지역소멸 위기에 놓인 강원 접경·폐광 지역 고등학교가 생존을 위한 대대적 변신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현 상태가 이어지면 신입생 부족으로 폐교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취업에 유리한 학과 중심의 전문학교로 개편하고 기숙사를 신설, 전국 단위 학생 유치로 활로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19일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폐광 지역에 있는 태백기계공고는 한국항공고로 교명을 바꾸고 내년 3월 공식 개교한다. 이 학교는 항공정비시스템과 단일 학과로 운영되며 항공기 엔진 및 기체 정비, 항공기 전기·전자 계기 정비, 항공기 복합소재 등의 교육과정을 운영해 항공기 정비 기술자를 양성한다.

최근 접경 지역 철원군에 있는 김화공고도 한국국방과학고로 교명을 바꾸는 것이 확정됐다. 이 학교는 국방시스템과 단일 학과 체제로 2026년부터 3학급 48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이와 함께 오는 2026년부터 태백 황지정보산업고는 한국세무금융고(가칭), 인제 신남고는 산림과학고(가칭)로 교명을 바꾸고 새 출발 한다.

도내 고교가 이처럼 대대적인 변신에 나선 것은 앞서 개교한 영월 한국소방마이스터고와 춘천 강원애니고의 타 시도 학생 유치 사례가 큰 힘이 됐다. 한국소방마이스터고는 지난 2020년 3월 영월공고에서 교명을 바꾼 후 100여 명이던 학생이 올해 205명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전교생 205명의 56%인 115명이 타 시도에서 전입해 재학 중이다. 2010년 개교한 강원애니고 역시 전교생 175명 중 타 시도 출신이 92명(53%)을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