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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진료비 251만 원 중 건보공단 192만 원 부담
"비대면진료가 의료쇼핑, 과잉의료 더욱 조장"


하루 총 9곳의 병원을 방문해 ‘의료쇼핑’을 즐긴 A 씨. 지난해 A 씨는 123곳에서 254건의 외래 진료를 받았다. 특히 A 씨가 진료받은 병원은 서울, 인천, 부산, 경북 등 전국으로 흩어져 있었다. 이같은 의료쇼핑이 가능했던 이유는 비대면 진료다. A 씨는 하루 방문한 병원 9곳 중 3곳에서 방문 진료를 받고 나머지 6곳은 전화 진료에 성공해 건강보험 혜택을 받았다. 비대면 진료가 의료쇼핑, 과잉의료를 더욱 조장해 건강보험 재정이 낭비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A 씨는 하루 5~9번 의료기관을 찾는 등 습관적으로 의료기관을 순회하는 이른바 의료쇼핑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A 씨의 총 진료비는 약 251만 원으로, 건보공단이 약 192만 원을 부담하고 A씨는 나머지 59만 원을 부담했다. A 씨가 지난해 낸 건강보험료는 68만6490원이다.

A 씨 외에도 하루 이용 의료기관 수가 가장 많은 상위 10위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흡사한 질환에 대해 진료를 받기 위해 여러 의료기관을 찾았다.

지난해 1년 간 외래로 가장 많은 의료기관을 이용한 B 씨는 연간 142곳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충남에 거주하는 B 씨는 지난해 6월15일 요통이나 경추통 등 유사한 증상의 질환을 치료할 목적으로 5곳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 신 의원은 "대면진료에서 의료쇼핑을 하는 행태가 비대면진료를 무제한 허용하던 시기에 비대면진료 의료쇼핑까지 더해져 더욱 심각해진 것"이라며 "비대면진료가 의료쇼핑, 과잉의료를 더욱 조장해 건강보험 재정이 낭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대면 진료는 코로나19 기간 한시적으로 허용됐으나 지난 6월 코로나19 위기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되면서 시범사업으로 전환됐다. 시범사업은 ‘재진’을 원칙으로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시행된다. 다만 대면 진료가 어려운 도서벽지 거주자와 거동이 불편한 노인·장애인 등은 예외적으로 비대면 초진 진료가 가능하다. 소아의 경우 야간·휴일 비대면진료에 초진은 허용되지 않지만 처방 없는 의학적 상담은 가능하다.

신 의원은 "주치의와 같이 환자를 잘 아는 담당의사가 대면진료를 기본으로 하고 비대면진료를 통해 꾸준히 모니터링하거나 의료의 사각지대를 메꾸는 것이 비대면진료의 본질"이라며 "비대면진료의 본질에서 벗어나 광범위하게 허용하면 의료쇼핑, 과잉의료가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