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망자 4000명 넘어
중환자실엔 어린이 환자로 가득해
아이스크림 냉동고에 시신 보관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이 9일째를 맞은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의 사망자가 4000명을 넘어섰다. 전면봉쇄돼 생사의 기로에 내몰린 가자지구 주민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지상전에 돌입하면 민간인 피해는 급증할 전망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저녁까지 집계된 누적 사망자가 2670명이라고 밝혔다. 이날까지 이스라엘 측이 집계한 사망자는 1500여 명으로, 양측의 사망자 수를 합하면 4100여 명에 달한다. 이스라엘군이 연일 공습을 이어가면서 가자지구의 부상자도 96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가자지구의 병원에는 환자들이 밀려들고 있으며, 의약품과 연료 등이 바닥을 보여 부상자 중 수천 명이 더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고 AP통신이 현지 의료진을 인용해 보도했다.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나세르 병원 관계자는 “중환자실이 공습으로 다친 3세 미만 어린이 환자들로 가득 차 있다”면서 “발전용 연료는 16일까지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늘어나는 사망자로 아이스크림 냉동고와 냉동 트럭 등이 임시 시신 보관소로 활용되고 있다고 가자지구 의료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출산을 앞둔 임신부 5000여 명을 포함해 북부 가자지구 주민 50만 명가량은 아직 남쪽 지역으로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이 지상전에 돌입할 경우 대규모 인명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필립 라자리니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 대표는 “전례가 없는 인도적 위기가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가자지구 주민 100만 명이 집을 잃고 난민으로 전락했다.

한편 이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부 지역에 대한 수도 공급을 재개했다. 다만 아랍권 매체인 알자지라 방송은 가자지구 내 많은 송수관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미 파손됐다며 가자지구 주민들이 “떠들썩한 선전”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