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하마스에게 인질로 잡혀가는 이스라엘 여성과 아기들. BBC홈페이지 캡처

곳곳에서 민간인 대학살 정황
잔혹한 전쟁의 비극적 단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침투한 이스라엘 집단농장 곳곳에서 잔혹하게 살해된 영유아 시신이 잇따라 발견됐다. 일부는 참수됐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민간인 대학살이 벌어졌다는 정황으로, 잔혹한 전쟁의 비극적 단면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7일 하마스가 기습 공격을 개시한 이후 이스라엘의 크파르 아자 키부츠(집단농장)에서는 아기를 포함해 온 가족이 침실 등 집 안에서 총에 맞아 몰살된 사례가 군 수색 과정에서 잇따라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발견된 아기 시신만 40구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어린이는 참수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AFP 통신에 따르면 크파르 아자 키부츠에서 100명 이상의 민간인이 하마스에 학살됐다는 게 이스라엘 군의 주장이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39년간 복무하면서 이런 것은 본 적이 없다"면서 "이것은 우리 조상들이 유럽에서 포그롬(제정 러시아의 유대인 등 학살에서 유래한 말로 대학살을 의미)과 홀로코스트에서 겪었던 것과도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기들과 엄마, 아빠들이 그들의 침실과 대피실에서 어떻게 테러리스트들에게 살해됐는지를 보라"면서 "이것은 전쟁이 아니다. 이것은 전쟁터가 아니다. 이것은 대학살"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에서 약 4.8km 떨어진 크파르 아자는 하마스 공격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 중 한 곳이다.

하마스의 민간인 학살 정황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인근 남부 베에리 키부츠의 경우 전날에만 100구 이상의 시신이 발견됐다. 가자지구에서 1.6km 거리에 있는 도시 스데로트에서도 최소 20명의 민간인이 살해됐다. 앞서 남부 레임 키부츠의 음악 축제 행사장 주변에서는 260구의 시신이 발견된 바 있다.

한편 하마스 무장대원들은 지난 7일 오전 크파르 아자와 베에리 키부츠를 포함해 10여 개 도시와 마을에 침투했다. 이스라엘인 1000명가량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며 어린이와 여성, 노인들이 인질로 잡혀갔다.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이 이어지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사망자도 800명을 넘어섰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