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전광판에 실손보험 청구를 간소화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이 가결됐음을 알리는 표결 결과가 나와 있다. 연합뉴스

■ 보험업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이르면 내년부터 병원→보험사 서류전송 전산화

■ 특정 중대범죄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법 제정
체포 시점 머그샷 공개 가능…강제 촬영도 가능

■ 도로교통법 개정안도 통과
‘노란버스’ 아니어도 어린이 체험학습에 활용 가능


국회는 6일 본회의에서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를 골자로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중대범죄 피의자에 대해 머그샷(mugshot)을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도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날 처리된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회사가 실손의료보험의 보험금 청구를 위한 전산시스템을 구축·운영하도록 하고, 병원 등 요양기관에서는 가입자 요청에 따라 관련 서류를 보험회사에 전자적으로 전송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부터 병원 진료 후 바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실손의료보험 청구를 하려면 가입자가 해당 요양기관을 방문해 진료 영수증, 세부내역서, 진단서 등 서류를 발급받고 이를 팩스나 온라인 등으로 보험사에 전송해야 했다.

절차가 번거롭다 보니 보험금이 소액인 경우 수령을 포기하는 사례도 상당하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이 때문에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009년 절차 개선을 권고했고,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 발의가 이어졌다.

그러나 개인정보 유출 논란, 보험업계와 의료업계의 의견 충돌 등으로 관련 법안은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보험사 전산시스템 구축·운영 과정에서 얻은 정보·자료를 업무 외에 용도로 사용·보관하거나 비밀을 누설하지 않도록 하며, 이를 위반할 때는 각각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처벌 조항을 신설했다.

이 개정안은 공포 1년 이후부터 시행된다. 다만 의원급 의료기관, 약국 등에 대해서는 2년까지 유예 기간을 뒀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특정 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법 제정안’도 처리했다. 이에 따라 범죄자 인상착의 기록을 목적으로 체포 시점에 수사기관이 촬영하는 머그샷의 공개가 가능해졌다.

이 법안은 신상 공개 결정일로부터 30일 이내, 수사 기관이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필요한 경우 강제 촬영도 가능하다.

이 법안은 또 특정강력범죄·성폭력 범죄 등으로 한정했던 신상 공개 대상 범죄 범위도 내란·외환, 범죄단체조직,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마약 관련 범죄 등으로 확대해 적용했다.

최근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폭력을 행사하는 ‘묻지마 흉악범죄’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중대범죄 피의자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제도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법안은 공포일로부터 3개월 후 시행된다.

한편, 국회는 수학여행 등 어린이 체험학습에 속칭 ‘노란버스’로 불리는 통학버스가 아닌 전세버스 이용도 허용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도 처리했다.

앞서 경찰청이 법제처 유권해석에 따라 수학여행 등 현장 체험학습에 전세버스 대신 일명 ‘노란버스’로 불리는 어린이 통학버스를 사용해야 한다고 밝히자 물량이 적은 노란버스를 구하지 못한 학교들이 체험학습을 무더기로 취소하며 큰 혼란이 일었다.

이 개정안에는 음주 운전으로 적발된 날로부터 5년 이내 다시 적발돼 운전면허 취소 처분을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음주운전 방지 장치 부착 조건부 운전면허를 발급받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음주운전 방지 장치는 차량에 설치된 음주측정기를 통해 일정 기준 이상의 알코올 농도가 측정되면 시동이 걸리지 않게 하는 장치다.

조건부 면허취득자는 다른 방법으로 자동차에 시동을 거는 행위가 금지되며, 연 2회 이상 해당 자동차 운행 기록을 시도경찰청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