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오고,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임박하면서 윤석열 정권과 이재명 야당의 대치가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그 책임과 시시비비에 대한 규명과는 별개로 추석 민심은 중요한 정치 풍향계이다. 대통령실 참모들이 “추석 민심이 썩 우호적이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한다. 체감 경기 악화에 따른 귀결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정치적 면역이 생기면서 민생 경제에 대한 반응이 더 민감해지고, 그 책임은 집권 세력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실 대부분 외생변수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를 당장 급성장시킬 묘수는 어디에도 없다. 그런 만큼 정치·경제적 어려움에 대해 솔직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윤 대통령이 주재해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개선하기로 한 것은 긍정적이다. “국민 피부에 와 닿은 주제를 다루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차제에 국정 운영의 초점과 대통령 메시지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난 정부에서 훼손된 자유민주주의 회복 노력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그것은 지향점일 뿐,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국정과 정치가 더 중요하다. “나라를 제대로 끌고 갈 이념” “공산전체주의가 활개 친다”는 강한 표현이 반복되면 자칫 거부감을 낳을 수 있다. 최근 지명된 3명의 장관 후보에 대해서도 갸우뚱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민생 정치의 실종에는 ‘이재명 방탄’에 몰두하는 야당 책임이 무겁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서민 고통이 가중되는 현실에 우리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했으나 민생 법안 처리보다 정치 주도권에만 역점을 둔다. 느닷없는 영수회담 제안에 이어 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등에서 여권 압박만 벼른다. 무기력한 국민의힘 책임이 더 크다. 여야는 ‘문제는 경제다, 바보야’라는 표현을 되새기며, 정치와 경제를 최대한 분리해 민생 경쟁에 나서기 바란다. 그것이 선거에서 이기는 길도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