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슴만튀 등 대범한 강제추행서
‘성매매 강제’ 등 중범죄까지
학폭 신고 중 ‘성폭력’ 증가

폭행·왕따·협박은 모두 감소

‘117 학교폭력 신고’ 가운데 성폭력 유형이 지난 5년간 2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 신고에서 성폭력 유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왕따, 모욕 등 다른 유형과 달리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를 뜯어보니, “너 성관계 해봤어?”라는 등의 언어 추행부터 ‘슴만튀(가슴을 만지고 도망가는 행위)’와 같은 대범한 추행도 있었다.

27일 경찰청이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17 학교폭력 신고 중 성폭력 유형은 2018년 1289건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한 2020년 968건으로 감소했다가 이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2606건을 기록했다. 올해는 8월 기준 2100건에 달한다. 전체 117 학교폭력 신고에서 성폭력 유형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2.1%에서 올해 7.4%로 5.3%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성폭력을 제외한 폭행, 모욕, 왕따, 협박 등 다른 학교폭력 유형은 지난 5년간 모두 감소했다.

신체적 추행, 성매매 등 심각한 수위의 성폭력도 교육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 송파구의 한 학원에서 고등학교 1학년 A 군은 쉬는 시간에 좁은 복도를 지나가며 또래 여학생의 엉덩이를 몰래 만진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또 지난해 서울, 중학교 3학년 B 양은 가출한 뒤 만난 ‘가출팸(가출 청소년 무리)’으로부터 폭행·강요를 받고 성매매를 해야 했다. 3명으로 구성된 혼성 가출팸은 B 양에게 “너도 숙박 비용을 대야 할 것 아니냐”며 폭행했다. 결국 B 양은 1건에 15만 원을 받고 100회 이상의 성매매를 해야 했다.

경찰청은 교육부, 여성가족부와 함께 117 학교폭력신고센터를 운영하는데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각종 형태의 폭력 행위면 신고가 가능하다. 교사 출신 나현경 법무법인 오현 변호사는 “코로나19가 종식되면서 대면 수업이 활발해진 데다가 민감한 이슈라고 생각해 감춰 왔던 성폭력 문제도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식이 생기면서 성폭력 신고가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호진 법무법인 유일 변호사는 “초·중·고등학생을 막론하고 ‘너 남자랑 어디까지 가봤냐’는 등 언어적 추행이 흔히 이뤄지는데, 이 역시 보호처분을 받을 만큼 심각한 범죄에 해당한다”며 “특히 언어적 성추행의 경우 학생들이 잘못됐다는 점을 어렴풋이 알 뿐, 형사 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범죄라고 의식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오 의원은 “학교는 성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 강화에 힘써야 한다”며 “만일 피해가 발생한다면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징계 등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