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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파워인터뷰

“킬러규제로 성장 막으면 안되지만, 반칙 통한 성장도 허용해선 안돼”

신보영 기자
신보영 기자
  • 입력 2023-09-20 09:06
  • 수정 2023-09-2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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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이미지 크게보기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14일 세종시 공정위 청사에 위치한 심판정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공정위는 통상 매주 수요일 공정위원장 주재로 전원회의를 열고 공정거래법 등 위반 사건을 심결한다. 문호남 기자



■ 파워인터뷰 - 취임 1주년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공정원칙 바로 선 시장경제 속
혁신·발전 과감히 지원 할 것

디지털 플랫폼 독과점 규제는
전통적 공정거래법으론 한계
국내상황 맞게 방향 제시 예정

대기업 집단제도 합리화 필요
공시대상 지정기준 개편 노력중


인터뷰 = 신보영 경제부장 boyoung22@munhwa.com

한기정(59) 공정거래위원장은 스스로를 ‘원칙을 중시하는 합리주의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기업의 담합과 반독점 행위를 적발해 추상같이 엄벌하기 때문에 ‘독점기업 저승사자’로 불리는 공정위 수장으로서는 적격인 셈이다. 하지만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대기업에 편중된 과도한 감독·처벌로 인해 가뜩이나 성장률이 급속히 저하되고 있는 한국경제에 역기능으로 작용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한 위원장 역시 이 같은 문제점을 잘 알고 있었다. 한 위원장은 문화일보 파워인터뷰에서 “성장을 저해하는 방식이 바로 ‘킬러 규제’”라면서 공정의 원칙을 지키되 혁신·발전은 과감히 지원하는 공정위의 ‘시장경제 주창자’ 역할을 강조했다. “반칙의 피해자가 국민이기 때문에 반칙을 통한 성장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소신도 명확히 했다. 윤석열 정부의 초대 공정위원장으로서 윤 대통령이 내건 ‘공정’과 ‘상식’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 이 때문에 ‘한기정호(號)’ 공정위가 역대 정부와 달리 중점을 두는 분야가 바로 민생이다. 공공기관은 물론 통신과 금융, 사교육, 유통, 건설 부문까지 적극적으로 들여다보면서 시장경제 질서를 유린하는 행위에는 철퇴를 가하겠다고 한 위원장은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부당 담합 행위가 가장 나쁜 ‘이권 카르텔’로, 이를 척결하면 예산이나 재원이 절감돼 국민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면서 “담합은 국내외 기업뿐 아니라 대기업·중소기업에도 큰 차이가 없는 만큼, 국적이나 기업 규모에 관계 없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위원장 취임 1주년을 이틀 앞둔 지난 14일 세종시 공정위 청사 집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공정’의 정의부터 물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현시점, 대한민국에서 ‘공정’은 어떤 의미인가.

“새 정부 주요 국정철학이기도 한 ‘공정’은 우리 경제와 사회의 핵심가치 중 하나로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시장경제에서 ‘공정’은 경제주체들 사이에 마땅히 지켜져야 할 상식과 같다. 기업들이 편법이나 반칙 없이 시장의 규칙에 따라 경쟁하고, 기만과 속임수가 아닌 가격과 품질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며, 중소기업에도 노력한 만큼 정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것이 바로 공정한 시장경제라고 생각한다. ‘공정’이 시장에서의 상식으로 바로 설 때 경제의 건강한 성장과 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공정위는 시장경제의 주창자 역할을 하면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하는 게 제1업무다.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은 물론이고, 시장의 창의와 혁신을 촉진하는 것이 공정위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다.”

―공정위 업무가 다른 부처와 갈등을 겪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이해관계자가 굉장히 많고,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이슈가 많다. 그러다 보니 공정위 의지대로만 가기 쉽지 않은데, 일종의 이론과 현실 간 괴리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외국인 동일인 지정 문제가 그렇다. 통상 현안이 물려 있다 보니 산업통상자원부와 업무 조율을 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규율 문제 역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 업무와도 관련이 있다. 플랫폼 산업계에서도 굉장히 예민하게 바라보고 있는데, 우리는 플랫폼 독과점 규율을 일반 공정거래법 적용과는 조금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자는 입장이다.”

―빅테크 규제 이야기가 나왔는데, 큰 방향은 가닥이 잡혔나.

“현재 관련 조사·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전 세계 입법 흐름을 보면 유럽연합(EU)처럼 사전규제 방식을 취하기도 하고, 기존 공정거래법으로 규율하는 국가도 있다. 최근 경향성은 EU가 취한 법제화, 즉 디지털시장법(DMA) 방향이다. 영국도 EU식 사전규제 법안이 제출된 상태다. 미국도 유사한 법안이 발의돼 국회에 상정됐지만 결국 법 통과는 되지 않았다. 다만, 플랫폼 독과점 규제는 각국마다 시장 상황이나 법제 등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업계 특성이 다르다. 지난 5일 서울에서 개최된 국제경쟁포럼에서도 유사한 논의가 있었다. 전통적인 공정거래법으로는 디지털 플랫폼 업계의 독과점화나 독과점 남용 문제를 적절히 규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 참가자들이 인식을 같이했다. 적절한 대처 없이는 쉽게 독점화되고, 이 경우 신규 업체의 시장 진입도 쉽지 않다. EU가 사전규제에 나선 것은 독과점 고착화 상태에서는 당국이 나중에 개입해 규제해도 독과점 폐해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인식 때문이다. EU 사전규제는 굉장히 강한 형태로 갔는데, 게이트키퍼로 사전 지정된 사업자는 일정한 행위를 하면 바로 위법으로 간주된다. 경쟁 제한성이 없다는 점을 입증하는 방식으로는 처벌을 면할 길이 없다. 하지만 각국 상황에 따라 적절한 규율 체계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어떻게 가는 게 가장 바람직하고 합리적인지에 대해 조사·연구를 하면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토종 플랫폼 고사 위기로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국내 토종 플랫폼의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가 독과점 규율 방식으로 들어오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특히 디지털 산업이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나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리 역시 디지털 산업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연구하고 있다. 성장을 저해하는 방식이 소위 ‘킬러 규제’에 해당할 것이다. 하지만 소위 ‘반칙을 통한 성장’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반칙의 피해자가 우리 국민이기 때문이다. 반칙 행위에 대해 어떻게 적절히 규율할까 하는 각도에서 고민하는 것이지, 플랫폼 혁신·발전은 우리나라 경제뿐 아니라 국민 편익을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급적 여건이 된다면 너무 늦지 않게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photo이미지 크게보기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14일 세종시 공정위 청사 집무실에서 진행된 문화일보와의 파워인터뷰에서 공정위 업무와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부당 담합, 가장 나쁜 ‘이권카르텔’… 국민경제 도움되려면 척결해야”

은밀해지는 담합, 적발 어려워져
자진신고감면제 통해 사전 예방

건설분야 부당 공동행위의 경우
부실공사로 이어져 국민이 피해

온라인 미끼상술 다크패턴 활개
가맹본부 무분별 필수품목 강매
불공정사례 구체화해 법적 제재


―공정위가 온라인상에서 소비자를 기만하는 ‘다크패턴’ 규제 방안도 이미 내놓았는데.

“다크패턴은 일종의 온라인 눈속임 상술을 말한다. 가장 큰 폐해는 온라인 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준다는 점이다. 온라인에서 상호 신뢰 하에 이뤄지는 일인데, 눈속임 상술에 몇 번 당하는 경험을 하면 실망을 하게 되고 온라인 산업 전체에 먹구름을 드리울 가능성이 크다. 다크패턴은 디지털 경제, 플랫폼에 대한 규율 중에서 큰 기둥 중 하나다. 연구용역을 통해 다크패턴 유형을 분석했는데, 이 중 6가지 유형이 현행법으로 규율이 안 되고 있었다.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고, 여야도 법 개정 필요성에 대해서는 생각이 같다. 곧 국회에서 처리될 것으로 기대한다.”

―공정위 현안과 관련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꼭 처리해야 할 법안이 있나.

“가맹 사업과 관련해서 가맹점주들의 민원과 불만이 가장 많은 게 필수품목 지정과 관련돼 있다. 지정된 필수품목이 과다하고, 단가가 너무 높아서 이윤이 가맹본부로 돌아가고 실제 가맹점주는 이익을 크게 향유하기 어렵다는 불만이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 부담도 커지는 구조다. 필수품목은 특정 가맹사업의 통일성·균질성을 위해서 요구되는 것인데, 과다 지정이나 높은 단가 문제로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사이에 분쟁과 갈등이 생기게 된다. 필수품목에 대해 기존 판례나 법 집행 사례를 감안해 유형별로 설명해놓은 가이드라인(지침)이 있지만, 더 구체화하고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필수품목 관련 규정을 두는 방향으로 법률을 개정할 필요가 있어 검토하고 있다.”

―공정위 업무 중에 의외로 생활밀착형 사안이 많은 것 같다.

“공정위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이나 담합 등 공동행위, 불공정거래에 대해 규제한다. 공정위의 전통적인 사명이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등 대규모기업집단도 규율한다. 그다음에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과 관련된 부분이 있다. 하도급법, 가맹사업법, 대규모 유통업법 등이다. 소비자 보호 관련 업무도 있는데, 전자상거래법·표시광고법 등과 관련돼 있다. 이 중에서 윤석열 정부가 특별히 관심을 갖는 것 중 하나가 민생이다. 민생 불공정 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내세우는 공정과 상식이 연결돼 있는 지점이다. 취임 뒤 조사와 정책을 분리하는 조직개편을 했는데, 조사 전문성과 책임성이 높아지면서 민생 분야 불공정행위에 대한 적극적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철학과 공정위 조직 개편이 잘 맞물려졌다.”

―유통 역시 민생과 관련이 많은 것 같다. 특히 온라인 유통이 늘어나고 있는데, 대규모 유통업법 개선 목소리가 높다.

“경기가 침체되면서 매출 부진, 재고 누적 등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대규모 가격 할인행사의 경우 판촉 행사 비용 분담 규정을 완화해달라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있었다. 그래서 2020년 6월부터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완화하고 있는데, 이를 상시화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유통업체가 이를 악용할 수도 있어서 사후규율 방안도 함께 마련해 납품업체 보호에 소홀하지 않게 하려고 한다. 10월에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해서 종합적 방향을 내놓으려고 한다. 유통업법도 2012년 제정됐는데, 대규모 유통업자와 납품업자 간 이해관계를 조정해서 균형적으로 상호보완적으로 만들어놓은 법이다. 하지만 온라인 시장이 급부상하면서 유통시장에 큰 변화가 있었는데 법안이 현재 유통시장 상황과 맞지 않는 게 있는지 검토할 계획이다. 간담회와 연구용역 등을 통해 문제점을 확인해 개선안을 마련할 생각이다.”

―주거 문제도 민생과 밀접한데, 공정위의 건설 분야 이권 카르텔 혁파 부분 조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감리 업체의 담합 문제는 이미 조사 중이었는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 부실공사 사태 이후 몇 개를 더 추가해 조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담합 사건은 이해관계자가 많아서 쉽게 처리하기 어렵지만, 가급적 빨리 처리하려고 한다. 공정위가 주로 관여하는 부분은 부당한 공동행위가 있었는지, 하도급법을 위반하지는 않았는지다. 하도급법 위반은 가령 부당한 대금 지급이나 삭감 등이 있으면 결국 공사 부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공정위원장으로 재직하면서 한국 사회에서 가장 먼저 도려내야 할 이권 카르텔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부당 담합 행위다. 모든 사업자가 담합 유혹에 빠질 수 있다. 담합은 가장 쉬운 방법으로 경쟁을 피하고 자기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담합은 자유시장 경제의 가장 큰 적이다. 이론상으로는 모든 산업에 담합이 존재할 수 있다고 가정해도 된다. 문제는 담합이 갈수록 더 은밀해진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제보를 받아서 조사하면 관련 사업자들이 회합해서 어떤 내용을 논의했다는 문서가 발견되는 경우가 왕왕 있었지만, 지금은 증거 발견이 쉽지 않다. ‘리니언시 제도(담합 자진신고자 감면제도)’가 활성화되는 이유다. 담합 적발에 이 제도가 결정적 계기가 되고 있다. 공정위 차원에서 최근에는 공공기관 입찰담합 문제에 역점을 두고 있다. 막대한 정부 예산이나 이에 준하는 재원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들의 구매 규모가 상당하다. 적지 않은 부분이 담합에 의해 입찰이 이뤄지고 있다고 의심된다. 이를 예방하거나 적발하면 예산이나 재원이 절감돼 국민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공정위를 ‘재벌 길들이기’의 칼로 주로 활용했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규제가 까다롭다는 불만이 많다.

“공시대상집단 지정 기준이 자산 총액 5조 원이다. 2009년 제도 도입 이후로 계속 고정돼 있는데, 그사이 경쟁 환경이 많이 변화했고 2022년 국내총생산(GDP) 규모 역시 도입 당시에 비해 78.5%나 성장했다. 경제성장 등 변화한 현실을 적절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기준을 GDP 성장률에 연동할지, 아니면 금액 자체를 일부 상향할지를 논의 중이다.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의견수렴을 하려고 한다. 이해관계자 의견을 충분히 청취해 합리적 방안을 마련하려고 한다.”

―공시대상집단 지정이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로, GDP 성장을 견인하는 대기업을 너무 옥죄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래서 대기업 집단제도는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 공시대상 지정 기준에 대해 재검토를 하고 있으며, 공시 제도는 개선하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 일반지주회사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의 외부자금 조달 비율도 40%에서 50%로, 해외투자 비중도 총자산의 20%에서 30%로 상향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벤처투자가 상당히 위축돼 있는데, CVC가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외부출자 상한 50% 상향을 추진하는 것은 벤처펀드 규모 확대로 중소·벤처기업 성장 지원이 용이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CVC 간 공동펀드 결성도 가능해진다. 해외투자 상한을 30%까지 상향할 경우 우수 해외기업에 대한 투자가 용이해져 신성장동력 발굴을 통한 CVC 경쟁력 제고도 기대된다. 현재 CVC 제도가 부작용 없이 운영되고 있고, 지배력 확대 및 사익편취 수단으로의 악용을 방지하기 위해 총수 일가 보유기업 및 CVC 소속 기업집단 계열사에 대한 투자 금지 등 다양한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어 규제 완화에 따른 부작용 우려는 미미할 것으로 본다. 다만, 대기업 집단제도의 기본적 틀을 변화시키기에는 대기업 집단이 가진 특성, 무분별한 확장, 부당한 사익편취 등의 폐해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국민도 공정위가 적극적인 법 집행을 하거나 제도 설계를 해줘야 한다는 컨센서스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 틀은 유지하되, 크기는 작더라도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충분한 의견수렴을 통해 조금씩 개선하려고 노력 중이다.”

―중견기업집단의 경우 규제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있다.

“중견기업집단도 부당 내부거래에 대해선 엄정하게 법 집행을 할 것이다. 대규모 기업집단의 경우 공시를 통한 내부거래 현황 등 공개, 사익편취 규제까지 둘 다 적용되다 보니 모니터링 기회도 많다. 하지만 중견기업은 부당 지원 행위에 대해서만 규율이 되는 상황이고 상대적으로 모니터링이 쉽지 않다. 중견기업 집단도 분명 소액주주나 보호받을 대상이 있고, 식음료 등 민생 관련 분야가 많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외국인도 동일인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느냐는 문제인데, 어떤 실익이 있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물론 내국인과 외국인 사이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 외국과의 통상 마찰 얘기가 나오는데, 사실상 이 제도가 미국에는 없는 한국 고유의 제도이기 때문이다. 통상마찰을 포함해서 여러 변수를 종합 검토해 연내에 합리적 해법을 마련하려고 한다.”

―대표적인 반도체 업계에 대해서도 공정위가 실태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반도체 분야는 밸류체인이 굉장히 복잡하게 연결돼 있는데다, 미래 한국경제를 견인할 중요한 산업이라서 불공정행위가 존재하는지에 대해 연말까지 실태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10월부터 납품단가 연동제가 시행되는데, 시장 안착이 잘 될 수 있을까.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하도급업체 보호를 위해 납품대금 연동제를 도입하되, 적용범위와 적용예외 요건 등을 합리적으로 설계하기로 했다. 동행기업 모집·인센티브 발굴 등 연동제 확산을 위한 자율 시책도 병행해서 추진한다.”

―내년도 역점 사안은?

“공정거래 질서를 위반하는 반칙 행위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엄정 대응하되, 시장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 정책 및 법 집행 시스템을 합리적이고 유연한 자세로 개선해 나갈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공정위 업무가 광범위한데도 독자적 연구원이 없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선진 경쟁당국은 정책 보고서를 많이 내는데, 현재 인력으로는 거기까지 손대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재임 기간에 교육·훈련과 관련해 예산을 조금 늘리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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