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돈먹는 하마’ 결국 철거?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남동 돈의문박물관마을 전경. 서울시는 돈의문박물관마을 부지를 포함, 이르면 2026년까지 종로구 경희궁 지 일대에 축구장 19개 면적의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김동훈 기자

■ 서울시, 도심 쉼터 확대방안

교육청·시민대학 부지 등 재탄생
역사성 보존하며 시민 공간으로
정동사거리 돈의문 복원 계획도
용역 거쳐 이르면 2025년 착공

이르면 2026년 서울 종로구 돈의문박물관마을 부지를 포함한 경희궁지 일대에 축구장 19개 면적의 역사문화공원이 조성된다. 조선 5대 궁궐 중 하나인 경희궁의 역사성을 되살리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사업인 도심 속 녹지 쉼터 확대까지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서울시는 장기적으로 정동사거리에 돈의문 복원 계획도 가지고 있어 인근 돈의문박물관마을은 사실상 철거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경희궁지(10만1174㎡)와 더불어 돈의문박물관마을, 서울시교육청, 서울시민대학·서울시차고지, 국립기상박물관 총 4개 주변 공공부지(3만5230.4㎡)를 대상으로 하는 ‘경희궁지 일대 종합 공간구상 용역’ 계약을 지난 12일 체결했다. 경희궁의 역사성과 주변 현황을 고려해 도심형 녹지공간을 만들기 위한 2개월짜리 연구 용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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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궁 역사문화공원(가칭) 조성 부지 총면적은 13만6404.4㎡로 축구장(7140㎡) 19개를 합쳐놓은 규모다. 특히 해당 연구 용역에서 시는 ‘서울시교육청 부지 및 돈의문박물관마을 활용방안 제시’를 주문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경희궁과 돈의문의 역사성에 비해 주변 건축물이 난립해 최근의 여건 변화에 따라 공간을 새롭게 구성하고자 한다”며 “역사성을 보존하는 동시에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녹지 쉼터를 만드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용산구 옛 수도여고 부지 이전이 예정돼 있다. 또 시는 4월 종로구청 소유였던 돈의문박물관마을 부지 3분의 1가량을 넘겨받아 부지 전체를 보유하게 됐다. 시는 해당 공원에 ‘비우는 디자인’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 시장은 5월 종로구 송현동 부지에 이건희미술관 외에 다른 시설물은 짓지 않겠다고 밝히며 “도심 한가운데 비어 있는 곳을 찾기가 정말 어렵다”며 “완전히 비워 놓고 싶은 게 바람이고 욕심”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돈의문박물관마을은 철거 등 공간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돈의문박물관마을 일대는 2003년 돈의문 뉴타운 지역으로 선정되며 근린공원으로 만들 계획이었다. 하지만 마을의 원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박원순 전 시장의 기조에 따라 2018년 330억 원을 들여 전시·교육체험·편익시설 등을 40개 동 규모로 조성했다. 2019년부터 25억 원, 2020년 27억 원, 2021년 26억 원, 2022년 22억 원, 올해 20억 원의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방문자 수는 많아야 41만 명(2019·2022년) 수준이어서 무용론이 꾸준히 제기됐다. 게다가 시는 돈의문 복원 계획도 가지고 있다. 과거 돈의문이 있던 복원 예정지는 정동사거리로 돈의문박물관마을과 걸어서 1분 거리다. 돈의문 복원은 중장기 계획이지만 성곽 등의 조성도 고려해야 해 경희궁 역사문화공원 조성과 맞물려 돈의문박물관마을을 손대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시는 현재 돈의문 복원을 위한 기술 용역도 별도로 진행 중이다. 시는 두 연구 용역의 결과를 토대로 연말까지 사업의 방향성을 설정, 설계를 거쳐 이르면 2025년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