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정지 신호를 어기고 우회전하다가 초등학생 조은결(8) 군을 치어 숨지게 한 버스기사가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 황인성)는 14일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어린이보호구역 치사) 혐의로 기소된 시내버스 기사 A(55) 씨에 대해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해당 노선을 3년이나 운행한 버스기사로서 사고 지점이 우회전 신호가 설치된 어린이보호구역이고 평소 초등학생의 통행이 잦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피고인이 신호를 준수하고 횡단보도에서 일시 정지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점을 고려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대낮에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어린이가 사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공동체에 공포감과 자괴감을 느끼게 했다"며 "죄책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을 해 사회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지난 5월 10일 오후 12시 30분쯤 경기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의 한 스쿨존 사거리에서 시내버스를 몰고 우회전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조 군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우회전 신호등에는 빨간불이, 전방 보행자 신호등에는 파란불이 들어왔음에도 신호를 어기고 우회전해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 씨에 대해 앞차가 서행한다는 이유로 무리하게 차선을 바꾸고 사고를 유발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징역 15년을 구형한 바 있다. 수원=박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