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기후동행카드‘ 출시

5개월간 시범운영뒤 본격 시행
1~9호선·분당선 등 이용 가능
月 60회 타면 年 34만원 혜택
경기 등 광역버스는 이용못해
교통공사 등 손실 가중 지적도

내년부터 한 달에 6만5000원만 내면 서울에서 지하철, 시내·마을버스, 공공자전거 따릉이 등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교통카드가 생긴다. 대중교통 무제한 정기 이용권을 이용하면 한 달 60회 이용 시 1인당 연간 34만 원의 할인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적자에 허덕이는 서울교통공사 등 운송기관의 사업 손실금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며 동시에 기본요금이 상이한 광역버스 등은 이용할 수 없어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혜택을 보지 못한다는 한계도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후동행카드 도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는 대중교통 무제한 정기 이용권인 ‘기후동행카드’를 출시해 내년 1∼5월 동안 시범 운영하고 보완을 거쳐 하반기부터 시행한다고 11일 밝혔다. 기후동행카드에 6만5000원을 충전하면 한 달 동안 서울 권역 내 모든 대중교통수단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이 카드를 가지고 1∼9호선을 비롯한 경의·중앙선, 분당선 등 대부분 지하철 노선과 서울 시내·마을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공공자전거 따릉이 ‘1시간 이용권’도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 시는 한 달 60회 이용 시 1인당 연간 34만 원 이상의 할인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는 고물가 시대 가계 부담을 덜어주면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대중교통 무제한 정기 이용권을 도입했다. 사람들이 통행할 때 하루 중 이용하는 교통수단의 분포 비율인 ‘대중교통 수단분담률’을 끌어올려 수송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목표다. 시는 기후동행카드 도입으로 연 3만2000t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독일, 프랑스(파리) 등에서도 월 49유로(약 7만8568원) 도이칠란트 티켓(D-Ticket), 월 72.9유로(약 10만4270원) 파리 정기권 등이 도입된 바 있다.

다만 이 같은 무제한 정기 이용권 도입으로 적자에 허덕이는 서울교통공사, 시내버스 운영회사 등 운송기관의 사업손실금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는 승객 1명이 무제한 이용권으로 한 달에 60회 정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손실 규모는 시범 운영 기간 기준 5개월간 75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는 발생하는 손실금의 50%를 보전하겠다는 계획이다.

수도권에서 장거리 출퇴근하는 경우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한계도 있다. 서울이 아닌 경기·인천 등 지역에서 지하철 승차하는 경우엔 카드를 이용할 수 없다. 또 기본요금이 상이한 지하철 신분당선, 광역버스 등은 서울 안에서 탄다고 하더라도 카드를 이용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 등과의 논의를 통해 기후동행카드보다 더 높은 가격의 별도 무제한 정기 이용권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인천과 경기가 적극 호응해 시범사업기간부터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군찬 기자 alf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