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경찰이 지난 4월 가상화폐 다단계 조직의 전산실장 집을 압수수색 하고 있다. 창원서부경찰서 제공

자체 코인·백서 만들어 해외거래소 상장
국내 상장되면 가격 급등 속여 투자 유도
다단계 방식으로 모집 전국 6610명 피해
경찰, 22명 검거 11명 구속…‘일망타진’


창원=박영수 기자



자신들이 만든 코인을 해외거래소에 상장한 뒤 국내 유명 거래소 원화마켓에 상장되면 코인 가격이 급등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수 천명으로부터 1100억 원을 수신·운용한 다단계 조직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5일 다단계 조직을 통해 투자업체를 홍보한 뒤 가상자산 등에 투자하면 300%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여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 및 유사수신행위 등)로 22명을 검거해 총책 A(50대) 씨 등 11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이들의 범행에 속아 투자한 피해자가 전국에 걸쳐 661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조사결과 이들은 지난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전국에 80여 개 센터를 두고 투자자들에게 1개에서 수십 개 구좌(1구좌에 120만 원)를 개설하도록 한 뒤 투자자를 데려오면 코인으로 보상을 주는 다단계 방식으로 영업을 했다. 이들이 수신한 투자금 및 보상 등으로 지급한 전체 자금 운용 규모가 11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라는 자체 코인을 발행하고 가치가 있는 코인인 것처럼 향후 코인 발전 생태계 구축 계획이 담긴 백서까지 만들었다. 이어 코인 검증이 취약한 해외거래소에 상장한 후 ‘국내거래소 원화마켓에 상장을 추진 중이고 상장되면 코인 가격이 급등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수법으로 투자를 유도했다. 하지만 이 코인은 다단계 영업 때 해외거래소에서 1개당 100원대에 거래되다 10원대로 급락해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본점을 서울에 두고 전국을 대상으로 다단계 사업을 벌였으며 후순위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끌어들인 먼저 투자하고 끌어들인 사람들의 수당으로 지급하는 등 일명 ‘돌려막기’ 형태로 다단계 조직을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해당 코인의 가격이 급락하고 약속한 국내 거래소 원화마켓 상장도 되지 않자 전국 경찰서에 고소장(40여 건)을 제출했다. 경찰은 고소장을 토대로 수사에 나서 이들을 일망타진했다.

경찰 관계자는 "단기간에 원금·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경우 투자사기 등 범죄 가능성이 매우 높아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