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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창립한 시민단체 ‘정직한 사회’ 상임대표 이석연 변호사

“바르게 살자는 이야기 하는데
튀는 행위로 보는 사회가 이상

정직하게 살아온 분들 발굴
‘베스트 어니스트상’ 수여하고
국회의원‘워스트10’ 뽑을 것”

“제가 쓴소리와 튀는 행동을 많이 한다고 주변 사람들이 부담스러워하더군요. 평범한 도덕성을 바탕으로 정직하게 살자고 말하는데, 그게 튀는 것이면 그런 사회가 이상한 게 아니겠어요?”

이석연(69·사진) 변호사는 30일 이렇게 반문했다. 지난 25일 창립한 시민단체 ‘정직한 사회(Honesty Society)’ 상임대표를 맡게 된 이유를 설명하면서였다. 그는 40대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을 한 이후 여러 시민단체 대표를 지낸 바 있다. 법제처장,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 등으로 정부와 정당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근년엔 세상사에서 벗어나 문·사·철(文·史·哲) 공부에 몰두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런 그가 새삼 시민단체를 이끌게 된 까닭은 무얼까.

“제가 꼭 맡아야 한다고 권유하는 분들의 뜻을 저버리기 힘들었습니다. 그런 이유도 있지만, 우리 사회의 도덕성 회복 운동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강렬하기 때문입니다. 이념과 진영 논리로 극단적인 갈등을 겪으며 대한민국 근간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런 위기의 밑바닥에서 거짓과 위선, 이기주의가 판치고 있습니다.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에서부터 정직과 정의, 정도를 지향하는 국민운동을 펼치고자 합니다. 그것이 사회 지도층에게 경종을 울리고, 제가 평소 강조했던 헌법적 가치를 세우는 결과로 나타나길 바랍니다.”

‘정직한 사회’는 각계 인사 100여 명이 뜻을 함께하며 출범했다. 김천주 한국여성소비자연합 회장, 최불암 배우, 김학준 인천대 이사장, 유정복 인천시장 등 5명이 공동대표에 추대됐다.

여당 광역단체장인 유 시장이 참여한 것은 정치색에 대한 우려를 자아낸다.

“당연한 걱정입니다만, 여느 시민단체들처럼 정치 외곽 조직으로 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유 시장과는 행정고시 동기로 40여 년 우의를 쌓아왔는데, 5∼6년 전부터 우리 사회의 도덕 재무장 운동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함께했습니다. 유 시장은 ‘어니스트 클럽’을 만들 정도로 신념이 뚜렷한 사람입니다. 순수한 시민운동의 대의를 정치 발판으로 삼진 않을 것입니다. 만일 그렇다면 공동 대표로 참여하신 다른 분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게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일은 제가 결단코 막겠습니다.”

그는 ‘정직한 사회’와 유사한 명분을 내세운 단체들이 있으나 관변으로 머물렀다고 일축했다. 그런 단체들과는 달리 시민 회비와 순수한 후원으로 운영하며 학생 봉사단체 등을 통해 구체적 실천 운동을 펼치겠다고 했다.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서 정직하게 살아오신 분들을 발굴해 ‘베스트 어니스트상’을 줄 것입니다. 평생 구두미화원으로 성실하게 살아오신 분도 대상이 되겠지요. 반대로 ‘워스트 10’도 뽑을 텐데,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 거짓이 판치게 된 것은 정치인의 언행 불일치 탓이 가장 크니까요.”

장재선 전임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