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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입 15주년… 올해 지원자 1만7360명‘역대 최다’

‘법조인 다양성’ 본래 취지 잃고
직업 안정성 찾아 문과생 몰려
입학하고도 수백만원대 사교육
50%대 합격… ‘변시낭인’ 양산

“급여가 낮은 공무원이나 미래가 불투명한 대기업 사원보다 평생 일할 수 있는 변호사가 낫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4일 ‘2024학년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공동입학설명회’가 열린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현장에서 만난 로스쿨 준비생들은 변호사의 고소득과 직업 안정성을 큰 장점으로 꼽았다. 로스쿨 입시생 A 씨는 “문과가 취직이 안 된다는 건 공공연한 현실”이라며 “특히 상경대를 제외한 문과 전공자들이 졸업 후 취업하는 게 쉽지 않아 로스쿨을 많이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오전 일찍부터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몰리면서 ‘로스쿨 열풍’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최 측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이사장 이상경)는 지난해 장소보다 2.36배 더 큰 4254㎡ 규모로 행사장을 마련했지만, 이틀간 열린 설명회에 약 4000명이 몰리면서 혼잡도는 더 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올해로 도입 15주년을 맞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역대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 30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 따르면 2024학년도 법학적성시험(리트·LEET) 시행결과에 따르면 지원자는 전년(1만4620명)보다 18.7% 늘어난 1만736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로스쿨 응시자를 학부 전공별로 살펴보면 사회 22.7%, 상경 20.4%, 인문 18.7%, 법학 16.4% 등 문과 계열이 78.2%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과의 의대처럼 로스쿨이 우수한 문과생을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로스쿨의 변호사시험 학원화, 로스쿨 간 서열화 등으로 다양한 분야 전문성을 갖춘 법조인 양성이라는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변호사 시험 합격률이 50% 선으로 유지되면서 로스쿨에 입학하고도 한 달에 수백만 원을 넘는 학원에서 별도로 수업을 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변시 합격률이 낮은 지방대 로스쿨에서 서울 명문대 로스쿨로 진학하기 위해 재수를 하는 학생도 늘어나면서 지방 로스쿨이 부실해지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김무연·이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