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뒤로가기
검색/메뉴
검색
메뉴
정치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北 실패 1달 뒤 3차발사 예고 미스터리…치밀한 사전 각본설?

정충신 선임 기자
정충신 선임 기자
  • 입력 2023-08-27 11:04
댓글 0 폰트


북한이 지난 24일 새벽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신형 우주발사대에서 우주발사체라고 주장하는 천리마-1형 2차 발사를 단행했지만, 발사 2시간 30여 분 만에 신속하게 3단 로켓에 장착된 비상폭발체계(FTS·Flight Termination System, 비행종단시스템) 오류가 발생해 실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은 실패 다음 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1달여 뒤인 10월에 제3차 정찰위성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발표해 북한의 의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공위성 개발과정에서 발사체 로켓 등의 결함이 발생할 경우 원인 분석 및 해소에는 최소 6,7개월은 걸리는 상식을 고려할 때 북한의 미스터리한 행보를 두고 실패를 감추기 위한 의도 또는 사전 각본설 등 다양한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2·3단 로켓 결함에 의한 비행폭발체계의 기술적 오작동이냐 3단 로켓 비행에는 별문제가 없지만, 지상명령으로 FTS 작동에 의한 의도적인 공중폭발 가능성 여부도 주요 관심사다.

특히, 상부의 조기개발 압박에 시달리는 북한 우주개발국의 ‘무리한 욕심’일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북한이 3단 로켓 비행까지 정상적으로 수행한 후 사전계획에 의해 지상명령에 따라 의도적으로 FTS를 작동시켜 공중폭발시켰다는 ‘사전 각본설’도 제기되고 있다. 장영근 한국항공우주대 교수는 북한이 10월 10월 노동당 창건일에 맞춘 3차 발사 때는 이전의 ‘목업 또는 저성능 정찰위성’ 대신 ‘진짜 정찰위성’을 탑재한 뒤 태양 동기 궤도에 진입시키는 정상 절차를 밟을 가능성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다.

장 교수는 "군당국이 북한 주장 우주발사체 기술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우주발사체 기술을 과대평가해서도 안되지만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북 천리마-1형 2차발사 2단로켓 비행 오류설



북한은 지난 5월 1차 발사 때는 2단 로켓의 엔진고장으로 실패했다고 밝혔으며, 전날 2차 발사에서는 "3계단 비행 중 비상폭발체계 오류가 발생해 실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사고의 원인이 계단별 발동기들의 믿음성과 체계상 큰 문제는 아니다"라며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한 후 오는 10월에 제3차 정찰위성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1,2,3단 로켓 비행과정에 문제가 없었으며 단지 비상폭발체계 오류 때문에 위성이 태양 동기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군 당국과 미사일전문가들 사이에서는 2단 비행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25일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24일 발사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과 관련해 북한의 주장과 달리 2단 추진 단계에서부터 비정상 비행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북 주장 우주발사체가 2단 비행부터 문제가 있었느냐"는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의 질의에 "일부 비정상적이지 않느냐는 판단을 하는 근거도 확인됐다. 국방과학연구소와 미국 측 전문가가 정밀 분석 중이라 최종 판단에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2단부터 비정상 비행했는지는 확인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의 설명은, 1단이 분리되는 과정에서 2단 동체 등에 충격을 줬고 이를 이상 동작으로 감지해 3단 비행 때 비상폭발체계 오류로 폭발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에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북한 주장대로라면, 3단 로켓에서 문제가 발생했는데 2·3단 로켓 단 분리하면서 충격을 받아서 비상폭발체계에 기술적 오작동이 일어났든가 아니면 송수신 과정에서 잘못된 신호를 줬든가 이런 쪽에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photo이미지 크게보기 일본 방위성이 분석한 북한 주장 2차 우주발사체 잔해물 낙하지점. 방위성은 1단, 페어링 및 2단 로켓 잔해물이 예상낙하지점을 약간 벗어난 것으로 발표했다. 방위성은 잔해물 낙하지점이 예상낙하지점에서 과도하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분석해 2차 로켓 비행 이상설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평가다. 일본 방위사업청 홈페이지 캡처



◇일 방위성, 추진체 예상낙하지점 과도한 오차 아니다… 북 "의도적 비상폭발" 가능성에 무게



군 정보당국 등에서 제기하는 2단로켓 비행 이상설은 1,2, 3단 추진체 낙하지점이 북한이 사전에 예고한 구역에서 약간 벗어났다는 데이터에 근거한다. 일본 해상보안청이 탐지한 천리마-1형 추진체 낙하장소는 한반도 서쪽 약 300㎞ 지점, 한반도 남서쪽 약 350㎞ 지점, 필리핀 동쪽 약 600㎞ 등 서너 곳인데 모두 북한이 사전예고한 구역에서 조금씩 벗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1·2단 로켓 및 페어링, 3단 로켓이 예상 궤도 바깥으로 비행했다면 위성이 3단 로켓에 분리된다 해도 원하는 태양동기위성 궤도에 진입하기 어려워 북한이 지상에서 비상폭발가동 체계를 작동시켜 의도적으로 폭발시켰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장영근 교수는 "일본 방위성은 1단, 페어링 및 2단 로켓 잔해물이 예상낙하지점을 벗어난 것으로 발표했다. 잔해물 예상낙하지점은 바람 등 환경조건 등에 의해 오차가 있을 수 있기에 약간의 오차 발생 시에는 로켓에 이상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며 "만일 예상지점에서 과도하게 벗어났다면 비행궤적이 정상을 그리지 못하고 뭔가 오류가 발생했을 개연성은 존재한다. 이에 따라 원하는 궤도로 발사가 불가능해지고 궤도 안정화가 어려워 지상명령에 의해 FTS를 가동해 공중폭발시켰을 개연성도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방위성이 분석한 잔해물 낙하지점은 예상낙하지점에서 과도하게 벗어나지 않았기에 2차 로켓 비행 이상설은 설득력이 약하다. 이는 북한이 2차 발사 실패를 인정했지만 1달여 뒤 3차 우주발사체 발사를 예고한 것을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따른다.



photo이미지 크게보기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발사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의 잔해가 서해에 추락한 지 15일 만에 인양돼 지난 6월 1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해군 2함대사령부로 이송,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북한은 이 천리마-1형 결함을 보완해 오는 10월10일 노동당 창건일을 앞두고 오는 10월 3차 발사를 예고했다. 뉴시스 제공



◇장영근 "北 2차발사 ‘목업 위성’ 탑재 후 의도적 폭발, 3차 때 ‘진짜 위성’ 탑재 가능성도"



장영근 교수는 "북한이 발사 후 2시간 30분 만에 신속하게 비행 로켓에 이상이 없었다면서 비상폭발체계 오류 인정과 함께 1달여 뒤 (천리마-1형) 우주발사체 3차 발사를 예고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3단 로켓에 장착된 FTS는 추진체 비행, 위성의 분리와 궤도 진입 등 우주발사체 성능과는 무관하다. 지난 24일 발사된 우주발사체는 공중폭발 전 3단로켓은 우주고도 500∼600㎞ 지점에 이미 도달해 그대로 두면 낙하하지 않고 인공위성처럼 20∼50년에 걸쳐 불규칙한 궤도를 돌게 된다. 안정되지 않고 불규칙 궤도에 진입하면 다른 위성들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기에 북한의 의도적으로 지상명령에 의해 FTS를 작동시켰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위성이 태양동기궤도 등에 올라가면 미국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은 4~6시간 내에 새로 우주에 진입한 우주물체에 대한 궤도정보를 공개하기 때문에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는 미국의 감시망을 피하기 어렵다.

2·3단 로켓의 이상 여부는 텔레메트리로 데이터를 수신하는 평양 우주개발국만 알 수 있다. 3단로켓 FTS는 제3자 피해(다른 위성 충돌)를 최소화하기 위해 장착하는 것으로 의무사항이 아니며 권장사항이다. 장 교수는 "북한이 발사 실패 직후 1달여 만에 3차 위성발사를 예고한 것에 비춰 2차 발사 당시 탑재한 위성이 ‘목업(MockupM·실물 모형) 또는 저성능 위성을 탑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위성궤도 진입을 위한 새 우주발사체 개발 과정에서 싸구려 목업 위성을 탑재해 실험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상도가 높은 고가의 ‘진짜 위성(만리경-1호)’을 천리마-1형에 탑재한 상태로 3차 발사 실험하기에 앞서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1차 발사 실패 원인이었던 ‘킥 턴(Kick Turn 또는 Dog-Leg)’ 기동 문제 등을 해소하고 3단 로켓 비행까지 성공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1차 발사 당시 1단 로켓에서 분리된 2단 로켓 고공 기동 당시 엔진의 발사 방위각 전환을 의미하는 ‘킥 턴’ 과정에서 추진력을 얻지 못해 로켓 추진체가 서해에 낙하했으나, 2차 발사에서는 ‘킥 턴’ 결함을 해소하고 정상 기동했으며, 궤적 방향을 틀어 경사궤도 진입을 목표로 하는 비행 특성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장 교수는 "이 같은 비행기동은 동창리에서 경사궤도로 진입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필요하다"며 "북한 발사장의 지정학적 위치의 제한으로 발사방위각 및 발사각 등의 제한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 천리마-1형의 2차 발사 당시 비상폭발체계 작동이 군 당국이 주장하는 대로 ‘2단 로켓 이상 비행’에 의한 기술적 오류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3단 로켓이 정상 비행했지만 3단 로켓이 우주궤도상 불안정 비행으로 다른 위성과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북한 우주개발국 지상명령에 의한 의도적 공중폭발이었는지 여부는 오는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일을 앞둔 북한의 3차 발사에 의해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정충신 선임기자

이 기사를 친구들과 공유해 보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안내 버튼

최근 12시간내
가장 많이 본 뉴스

문화일보 주요뉴스
진중권 “이동관 사퇴, 민주당 ‘닭 쫓던 개’ 신세 됐다”
진중권 “이동관 사퇴, 민주당 ‘닭 쫓던 개’ 신세 됐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통과시키려 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닭 쫓던 개’ 신세가 됐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언론, 방송 정책의 구심점이 될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 처리로 민주당이 확보할 수 있는 정치적 실익이 사실상 사라졌음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진 교수는 지난 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 위원장 사퇴를 두고 이같이 말했다. 진 교수는 “탄핵은 법률이나 헌법에 중대한 위반이 있을 때, 극단적인 경우에 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이)정치적 무기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이에 “민주당이 닭 쫓는 개 신세가 됐다”며 “그 자리(방통위원장)에서 다른 사람을 앉힌들 누구를 앉혀서도 대리로 할 수가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진 교수는 국민의힘과 정부의 방통위원장 임명, 민주당이 추진한 최민희 전 의원의 방통위원 추천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을 “총선을 위해서 누가 유리한 언론 지형을 갖겠느냐의 싸움으로 서로 비토(거부권)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진 교수는 “작년, 재작년만 해도 가짜뉴스 얘기한 게 민주당 정권이었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제 법까지 만들었던 사람들이 지금 와서 언론 자유 투사 노릇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최지영 기
기사 댓글

본문 글자 크기를 조절하세요!

※ 아래 글자 크기 예시문을 확인하세요.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본인에 알맞은 글자 크기를 설정하세요.

닫기
좋은 기사는 친구들과 공유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