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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체제 판사 처신 도마위
민감 사건 놓고 성향 밝히기도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는 법관들의 청와대, 정치권 직행 사례가 잇따랐다. 법조계에서는 사법부 독립 훼손의 단적인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대법원장 체제에서 정치권과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판사들이 이른바 ‘정치적 커밍아웃’을 하는 사례도 늘어난 모습이다.

2017년 3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알려지자 법원 내부 통신망에 진상조사를 요청한 김형연 전 법제처장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법관 옷을 벗고 곧바로 청와대 법무비서관에 임명됐다. 진보성향 법관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간사 출신인 김영식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판사를 그만두고 3개월 만인 2019년 5월 청와대 법무비서관에 임명됐다. 이들은 법관 재직 시 전임 양승태 전 대법원장 비판에 앞장섰던 판사들이다.

2020년 국회의원 총선거에 더불어민주당으로 출마한 인사들도 다수였다. 법원행정처가 양 전 대법원장 체제에 비판적 성향을 드러낸 판사 동향 보고를 지시했다고 주장한 이탄희·이수진 의원 등이 민주당에 영입 인사로 이름을 올렸고,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 출신이자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을 맡았던 최기상 의원도 역시 민주당 공천을 받아 정치권에 입문했다.

법원에 남은 법관들도 진보적 성향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에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한 박병곤 중앙지법 형사5단독 판사는 대학 시절뿐 아니라 법관 임용 후에도 친야권(민주당) 성향이 짙은 글들을 페이스북에 다수 올렸다. 오현석 부장판사는 2017년 8월 “재판이 곧 정치라고 말해도 좋은 측면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창석 부장판사(현 변호사)는 2020년 ‘사법 농단’ 의혹으로 기소된 판사 1심 무죄 선고를 비판하며 “향후 재판에서 정의와 국민의 법 감정에 부합하는 결론이 도출되길 희망한다”는 글을 기고해 논란을 일으켰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