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여해재단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윤 회장은 독서 습관에 대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최고 자산”이라고 말했다. 문호남 기자

■ M 인터뷰 -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과 책읽기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책을 늘 곁에 두고 있다. 지금까지 그가 읽은 책은 소설을 제외하더라도 3000여 권에 달한다. 윤 회장은 독서와 관련, 두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새벽 독서를 즐기고, 둘째 123원칙을 꼭 지키려고 한다. 하루에 한 번(1) 책을 읽고, 일주일에 두 권(2) 이상 읽으며, 한 번에 세 종류(3)의 책을 읽는다고 해서 123원칙이다. 분야와 성격이 다른 책을 교차해 읽는 것이 독서의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그는 믿는다. 윤 회장의 철학에 따라 한국콜마에는 전 직원 독서문화가 굳건하다. 직원들은 매년 6권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한다. 현재 15만 개에 가까운 독후감이 회사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돼있다.

그는 독서를 종종 사골국에 비유한다. 인문학 독서는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사골국처럼 평생 가지고 갈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김주영의 ‘객주’는 여섯 번, 최명희의 ‘혼불’은 일곱 번 읽었다.

농협중앙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대웅제약 부사장을 거쳐 1990년 한국콜마를 창업한 윤 회장은 회사를 경영하는 과정에서 숱한 고뇌의 순간에 어김없이 책을 꺼내 들었다. 충무공 이순신, 다산 정약용, 연암 박지원 등에 대한 역사서나 전기는 늘 그에게 활로를 열어줬다고 한다. 그 스스로 ‘기업가 문익점’ ‘인문학이 경영 안으로 들어왔다’ 등 다수 서적을 쓴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독서는 꾸준해야 한다. 역사란 천천히, 하지만 도도히 흘러온 대하(大河)다’라 믿는다. 독서와 역사를 사랑하는 윤 회장의 경영 철학은 ‘우보천리(牛步千里)’와 ‘우생마사(牛生馬死)’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묵묵히, 우직하게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 결국 빛이 보이고 길이 열린다고 확신한다. 또한 큰 물난리에 말은 물을 거슬러 가다 힘이 빠져 죽지만 물의 흐름에 몸을 맡긴 소는 살게 된다는 우생마사의 교훈대로 윤 회장은 독서와 역사 속에서 순리와 인내의 지혜를 얻는다.

김만용·김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