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일명 ‘던지기’ 방식으로 유통된 마약. 경찰이 한 주택가 화단에서 마약을 발견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제공

돈은 가상화폐로, 소통은 다크웹으로
화단, 창틀, 계단…은닉장소로 정해 ‘던지기’
인터넷 쇼핑몰 운영자 A(29) 씨는 지난 2021년 네덜란드에서 마약류를 구매, 과자 상자에 넣어 몰래 입국한 뒤 다크웹을 통해 판매했다. 그는 대마 2.2g(7회 투약 분량)을 27만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받고 팔았는데, 다크웹 운영자에게 지급한 수수료 10%를 제외하면 약 24만 원가량을 고스란히 판매수익으로 남겼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빠르게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회사원, 식당 운영자, 배달 기사 등 평범한 사람들도 너도나도 마약 거래에 뛰어들고 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 불법 매매·투약 사범 총 312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이 중 10명을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또한 이들로부터 필로폰, 코카인, 대마 등 8종의 마약류 1.2㎏(1만31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분량)과 가상화폐·현금 등 범죄수익 약 1억5000만 원 상당을 압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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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검거된 주요 판매자 6명 중 5명은 마약 관련 전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당수는 20대였으며, 평범한 직업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단기간에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마약을 판매하면 약 2~4배, 해외에서 유통되는 마약을 직접 들여와 판매하면 많게는 70배까지 수익을 남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구속된 판매자들 가운데 2명은 4개월 동안 대마 등 마약 판매로 약 6000만 원의 수익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매수자와 판매자 간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음향 기사 B(23) 씨는 대마를 혼자 혹은 지인들과 함께 흡연해오다가 결국 해외 메신저를 통해 구매한 대마를 지인들에게 12회에 걸쳐 판매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마약거래는 다크웹 또는 해외메신저를 통해 구매자를 모집하고, 가상자산으로 거래한 후 비대면으로 전달하는 ‘던지기 수법’으로 유통되고 있다"며 "은닉장소는 보통 주택가 화단, 창틀, 계단 구석 등 일상적인 장소들로 정해진다"고 설명했다.

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