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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 사법방해’ 작심비판한 한동훈… ‘이화영 회유·압박=중범죄’ 판단

허민 전임 기자
허민 전임 기자
  • 입력 2023-08-14 09:31
  • 수정 2023-08-1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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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민의 정치카페 - 한동훈의 “사법방해” 讀法

친명, 이재명 리스크 막으려 ‘이화영 입 틀어막기’ 노골화… 한 장관, 사법방해꾼과의 전쟁선포
법조계 “위증 교사·매수 등은 법치 뒤흔드는 것’… 美·日·佛 등 공직자 사법방해 엄중 단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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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이 이재명 경기지사(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 비용을 대납하기로 한 것을 당시 이 지사에게 사전 보고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공범으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새 진술에 민주당이 발칵 뒤집혔다. 재판에서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이 받아들여지면 ‘이재명 리스크’가 극렬해질 수도 있다. 이 전 부지사의 발언 번복을 겨냥한 친명 측의 회유·압박 움직임이 노골화하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최악의 사법방해”라고 공개 비판했다.

사법방해는 한국엔 없지만, 미·일 등 선진국에서는 ‘중죄(felony)’에 속한다. 수사·재판 당사자나 증인에 대한 위증·증거인멸 교사·회유·위협, 부정한 이익 약속의 실현과 미수까지 모두 사법방해다. 한 장관의 인식은 지금 친명을 중심으로 민주당이 벌이는 행태가 딱 그것이라는 판단과 맞닿아 있다.

◇전말

이화영 전 부지사의 진술은 ‘쌍방울 대북송금이 이 대표와는 관계없이 진행됐다’고 했던 기존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새 진술 내용이 사실이라면 법리적으로 ‘직접 뇌물죄’ 성립도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북한과 경기지사 양측 사이에서 계약이 체결돼 구속력이 발생했다면 이 지사는 북측에 이 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를 지급해야 했는데, 이 돈을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대신 북한에 전달했으므로, 뇌물죄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검찰의 반인권적 조작 수사와 회유 때문에 이 전 부지사가 진술을 번복했다고 주장했다. 박범계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장 등 민주당 인사 4인은 지난달 24일 수원지검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거부당하자 검찰청사 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였다.

이에 한동훈 장관은 이틀 뒤인 26일 “권력을 악용한 최악의 사법방해이자 스토킹에 가까운 행태”라고 비판했다. 한 장관은 그 뒤에도 “민주당이 자기 당 (이재명) 대표 범죄 수사를 막기 위한 사법방해에 다수당의 정치권력을 총동원해 집요하게 올인 하는 건 정치의 영역이 아니라 증거인멸이나 위증교사 같은 범죄의 영역에 가깝다”면서 민주당을 겨냥한 작심 비판을 이어갔다.

◇사법방해

민주당의 사법방해는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한 장관에 따르면 ①검찰청에 몰려가서 드러눕고 ②영치금 보내기 운동하고 ③성명서를 내기도 하며 ④이 전 부지사 가족을 접촉·면회해서 진술을 번복하라고 압박했다(7월 26일 국회 출석 발언). 특히 친명 핵심인 박찬대 의원이 이 전 부지사 측근이자 40년 지기를 만나고, 이 전 부지사 부인에게 전화했던 건 강한 의혹을 사게 한다.

여권은 이 전 부지사에 대한 민주당의 회유·압박의 배경에 이재명 대표가 있다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박 의원은 이 대표 코딱지나 파주다가 최고위원이 된 사람”이라며 “그런 인물이 감히 이 대표의 지시 없이 스스로 이 전 부지사 측을 만났을 것 같지는 않다”고 주장했다(7월 27일 페이스북).

이 대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사건에서 사법방해는 이뿐 아니다. 이 대표 최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대선 때 대장동 일당에게 불법 경선 자금 8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는데, 자신은 불법 자금을 받지 않았다며 2021년 5월 자신의 행적을 조작한 알리바이를 제시했다. 이는 검찰의 차량 조회로 증거 조작임이 드러났다. 이 대표의 또 다른 측근이었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감시하기 위해 변호사가 붙었던 사실도 유 전 본부장의 폭로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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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범죄

법조계는 사법방해를 사법정의의 실현을 막고 민주주의의 근간인 법치를 뒤흔드는 심각한 범죄로 여긴다. 사실 일반인들의 경우 막대한 돈과 시간은 물론 상당한 법률 지식을 필요로 하는 사법방해란 꿈꾸기조차 어렵다. 그런 일이 대통령선거 후보를 지내고 의회 내 절대 과반 의석을 보유한 제1 야당의 대표와 관련된 사건에서 끊이지 않고 터져 나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런 형국에서 한 장관의 “최악의 사법방해” 비판은 상당한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한 현직 검사장은 “장관이 국회나 야당에 대고 저렇게까지 직설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때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사법방해꾼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한 장관의 사법방해 주장은 즉자적인 게 아니라 절박감에서 나온 것”이라며 “선진국에서 사법방해는 경죄(misdemeanour)가 아닌 중범죄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이 전 부지사를 조작하고 회유해서 진술을 바꿨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불가능하다. 서정욱 변호사는 최근 방송에서 “변호사가 17명이나 되고 변호인 입회하에 조사하는데 어느 간 큰 검사가 이 전 부지사를 회유·압박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해외 사례

해외 선진국은 사법방해를 엄히 단죄한다. 특히 공직자의 경우 더욱 그렇다. 미국은 수사 단계나 수사 착수 전에도 형사사법 절차가 시작될 것을 예상한 경우 재판 관계자나 증인에 대한 회유·협박 등 행위 일체를 사법방해로 규정한다(연방법 제73장, 미국연방법전 제18편 제1512조 등 참조). 프랑스는 형법상 증인매수죄(제434조)에서 허위진술 등을 선언·증언·제출하게 하거나 이익·선물을 제공하거나 폭력을 행사한 경우 중범죄로 처벌한다. 이탈리아는 형법상 증인회유죄(제377조)를, 일본은 형법상 증인 등 위협죄(제105조)를 명문화해 놓고 있다.

국제기구에서는 유엔 부패방지협약(2008년 발효) 제25조와 초국가조직범죄방지협약(2015년 발효) 제23조에, 그리고 국제형사재판소 로마규정(2003년 발효) 제70조에 각각 사법방해죄가 규정돼 있다.

한국의 경우 18대 국회에서 형법에 사법방해죄를 신설하는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됐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됐고, 20대 국회 때에도 형법 개정안(홍철호 의원안)이 발의됐지만 역시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지금도 유사한 내용의 형법 개정안(유상범 의원안)이 발의돼 국회에 계류 중이다.

◇막장 드라마

이재명 대표는 검찰 수사를 “조작” “창작”이라고 했다. 민주당 인사들은 이 대표에게 불리한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을 뒤집으려 검찰청으로 몰려가 드러누웠다(이들 중엔 법무부 장관을 지낸 이도 있다). 친명 인사와 접촉한 이 전 부지사의 부인은 재판장에서 남편을 향해 “정신 차리라”고 소리 질렀다. 이제 막장 드라마를 끝낼 때가 됐다.

전임기자, 행정학 박사

■ 용어 설명

미국 법체계에서 ‘felony’란 긴 징역형이나 무거운 벌금 등을 동반하는 중범죄를 뜻함. ‘misdemeanour’는 felony보다는 덜 심각한 것으로 짧은 징역형이나 적은 벌금 등을 포함하는 경죄.

‘사법방해’란 거짓 진술·허위자료 제출이나 교사 등으로 수사·재판 절차를 방해하는 행위. 한국엔 사법방해죄가 없으나, 미국 등지에서는 사안에 따라서 때로 10년 이하 징역형에 처하는 중죄.

■ 세줄 요약

사법방해 :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한 이화영의 새 진술을 번복하려는 친명 측의 회유·압박에 한동훈 장관이 “최악의 사법방해”라 비판. 이재명 리스크를 막기 위한 민주당의 사법방해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

중범죄 : 사법방해는 법치를 뒤흔드는 사실상의 중범죄(felony)임. 법조계는 한 장관이 사법방해꾼과의 전쟁을 선포했다고 해석. 민주당은 검찰이 이화영을 조작·회유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원천적으로 불가능.

막장 드라마 : 미국·일본·프랑스 등 해외 선진국이나 유엔 등 국제기구는 사법방해를 엄히 단죄. 한국은 사법방해죄를 신설하는 형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 혹은 발의됐어도 번번이 폐기됨. 이제 막장 드라마를 끝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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