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 유엔대사, 안보리에 요청
중·러 반대로 비공개로 열려와

한·미·일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는 공개회의를 3국 정상회의가 열리기 하루 전인 오는 17일(현지시간) 소집한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그동안 비공개로만 열렸던 북한 인권 관련 공식 회의가 열리는 것은 2017년 이후 약 6년 만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세적인 군사적 대응안” 언급 등 도발 위협에 대해 군사적 대응과 함께 인권 분야의 압박에도 3국 공조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10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약식 회견을 열고 “북한의 인권탄압 문제는 국제 평화와 안보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안보리에 북한인권회의 개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달 안보리 의장국을 맡은 미국의 토머스 그린필드 대사 회견에는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와 이시카네 기미히로(石兼公博) 주유엔 일본 대사도 함께 참석했다. 한·미·일이 요청한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회의 개최일인 17일은 미국 워싱턴 DC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리기 하루 전이다. 해당 회의에서는 볼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직접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브리핑에 나설 예정이다.

토머스 그린필드 대사는 “전 세계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은 유엔 헌장의 필수적인 부분이며 안보리의 중요한 책임인 만큼 북한 정권의 인권 탄압과 침해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 정권의 인권 탄압과 침해가 불법적인 대량파괴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발전을 촉진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안보리는 김정은 정권이 북한 주민과 일본, 한국을 포함한 다른 유엔 회원국 시민을 상대로 매일 자행하는 인권 탄압 및 범죄에 대한 공포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 안보리 이사국 중 공개회의 개최에 이의가 있을 경우, 회의 당일에 절차투표를 실시하게 된다. 15개 이사국 중 9개국이 찬성하면 예정대로 회의가 개최된다.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은 적용되지 않는다. 올해도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할 가능성이 높지만 한·미·일이 공개회의를 요청한 것은 9개국 동의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미국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은 회의 개최에 필요한 9표를 확보했다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