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1박 2일 대규모 노숙 농성 집회’를 이어간 지난 5월 17일 오전 도로를 점거한 노조원들로 인해 출근길 시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다. 윤성호 기자

총리실·경찰, 법개정 추진
‘출퇴근 시간’ 제한도 검토

정부가 집회·시위 금지 및 제한 대상에 각각 ‘교통 질서를 방해하는 경우’ ‘출퇴근 시간대’를 추가하는 내용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대통령실이 전날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과 경찰청에 ‘국민불편 해소를 위한 집회·시위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함에 따라 정부는 이 같은 방안을 논의 중이다. 경찰은 ‘집회 및 시위의 금지’를 명시한 집시법 제5조 1항 ‘집단적인 폭행·협박·손괴·방화 등으로 공공의 안녕과 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 또는 시위’ 부분에 ‘교통 질서 방해’를 추가할 경우, 불법 도로 점거 전력 단체들의 유사 집회를 금지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보고 있다.

다만 헌법상 보장된 집회·시위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규정상의 ‘등’ 부분을 폭넓게 해석해 현행법 내에서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법에 교통 질서 방해 부분을 삽입해 명확하게 할 수도 있지만, ‘폭행·협박·손괴·방화 등’ 부분의 ‘등’에 도로 점거 부분을 포함해 해석, 실무에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민주노총의 1박 2일 ‘노숙 시위’ 등을 계기로 시민 불편과 교통 체증을 유발하는 상습적 도로 점거 시위와 불법 점거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져 왔다.

교통 체증이 심한 출퇴근 시간대 도로 점거를 제한하는 내용도 검토 중이다. 현행 집시법 12조 1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요 도시의 주요 도로에서의 집회에 대해 교통 소통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이를 금지하거나 교통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을 붙여 제한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여기에 ‘출퇴근 시간대’ 문구를 추가하면, 현장에서는 오전 7∼9시 사이, 오후 5∼8시 사이 집회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