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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 11개월째 감소에
관련 설비 투자도 줄어들어

올해 들어 상반기(1∼6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이 2년 전보다 16%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의 주력품목인 반도체 수출 규모가 11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관련 설비 투자도 위축된 영향이다.

20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은 123억1234만7000달러(약 15조5800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15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시작됐던 지난해 상반기(119억3830만9000달러)와 비슷한 수준으로, 2년 전(147억7307만2000달러)과 비교하면 16.6% 줄어든 수치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은 업계에서 설비투자가 얼마나 활발한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쓰인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기업들이 통상 6개월 전에 주문한 내역이 해당 통계에 반영된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이 올해 초 단행한 감산 효과가 하반기에 나타나면 내년 상반기쯤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도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수출 실적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11개월 내리 뒷걸음질 쳤고,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가 본격화한 올해 1∼5월엔 30∼40%대의 감소율을 보였다. 지난 4월 제조업 재고율은 130.4%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85년 이후 최대치를 찍었다. 반도체 불황과 최대교역국인 대중(對中)수출 감소가 맞물리며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5개월 연속 적자를 달렸고,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세계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반도체 수출 규모도 증가하겠지만 속도가 빠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바이오와 군수산업 등 신산업 육성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갖추고, 남미와 중동 등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