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폭우에 쓰러진 안전난간　 지난 11일 첫 극한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된 서울 구로구의 도림천 변에서 구청 관계자들이 도로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달 15일부터 수도권을 대상으로 ‘1시간에 50㎜’와 ‘3시간에 90㎜’ 기준을 동시에 충족하는 비가 내리면 긴급재난문자를 직접 발송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 국지성 호우 주의보

찬 공기 불규칙적으로 유입돼
뜨거운 수증기에 파고들면서
특정 지역 산발적으로 쏟아져

오늘 남부에 최대100㎜ 예고
내일 충청 200㎜까지 내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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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시간당 30∼60㎜의 강한 비가 예고된 가운데 13일과 14일에는 중부지역에 최대 250㎜의 폭우가 예상된다. 티베트고기압이 중국 쪽에서 팽창해 위력이 커지며 남쪽의 북태평양고기압과 충돌해 14일은 특정 지역에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수도권과 충남권 비가 소강상태를 보일 때가 많겠지만 호남·경상권은 30∼80㎜(많은 곳 100㎜ 이상)의 비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기압골이 약화돼 정체전선이 남하하는 과정에서 남부에 비를 뿌리겠지만 대기 하층 기류 수렴 과정에서 내륙지역에 산발적인 비가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13일과 14일에는 티베트고기압의 확장에 따라 중국 산둥(山東)반도 부근의 정체전선 상에서 저기압이 발달해 영향을 미치면서 한국의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겠다. 13일 예상 강우량은 전국이 50∼150㎜며 수도권은 곳에 따라 최대 250㎜, 충청 북부는 200㎜ 이상의 많은 비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13일 오후부터 수도권과 충청 북부지역에는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최대 30∼80㎜의 비가 내리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기상청은 “13일 중국 쪽의 저기압 발달 양상에 따라 강수 지역이 북한 측으로 이동할 수 있고, 14일 대기 중층의 차고 건조한 공기의 남하 정도에 따라 강수 지역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질이 다른 공기가 한반도에서 충돌하며 짧고 강한 비가 특정 지역에 내리는 패턴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티베트고기압의 영향으로 북서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들어오고 남쪽의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충돌해 강한 장마전선이 형성되는 양상이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찬 공기가 일시에 들어와 넓은 지역에 비 구름대를 발달시키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 곳곳을 핀으로 찌르듯이 들어와 뜨거운 수증기에 파고들면서 특정 지역에 산발적으로 강하게 발달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11일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누적 강우량은 서울 서초(114.5㎜), 경기 성남(118.5㎜), 전남 순천(181.5㎜) 등으로, 특정 지역에 비가 집중됐다.

찬 공기가 불규칙적으로 유입되면서 강수 집중구역 예측도 어려워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1일 강우와 관련해 ‘한국형 수치예보모델(KIM)’과 ‘영국 기상청 모델(UM)’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의 모델’ 모두 강수 집중 구역이 일치하지 않았다. 폭우 직후 폭염이 찾아오는 패턴 또한 반복되고 있다. 전날 폭우가 내린 서울·성남·순천 지역의 낮 최고기온은 30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대구·포항은 32도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극한 호우’(1시간에 50㎜ 이상, 3시간에 90㎜ 이상 비가 내리는 것)가 내린 서울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이어졌다. ‘기습 폭우’로 경기 여주시에서 하천변을 산책하던 70대 남성이 불어난 물에 휩쓸려 사망했다. 부산 사상구에서는 전날 오후 3시 34분쯤 학장천 주변에서 68세 여성 B 씨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들어와 소방과 경찰이 수색을 진행 중이다. 광주 북구에서는 어린이집 천장 일부가 파손되기도 했다. 기상청은 산사태·시설물 등의 붕괴 대비를 당부했다.

정철순·민정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