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NIFV) 형상. 중량 45t,유무인복합체계(MUM-T·멈티), 인공지능(AI) 및 표적탐지 네트워크 기반 시스템, 360도 상황인식 및 능동방호시스템, 상부 레벨 6 방호 , 차체 하부 레벨 4 방호능력을 갖춘다. 레드백에 적용된 복합소재 고무궤도(CRT), 능동형 현수장치를 갖춰 세계 최강의 장갑차로 설계됐다. 디펜스타임즈 제공

■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가칭 K31,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NIFV) 청사진 공개
2025년 본격 개발, 2030년대 중후반 전력화 구상
MUM-T,AI 및 표적탐지 네트워크 기반 시스템
360도 상황인식 및 능동방호시스템, 상부 레벨 6·차체 하부 레벨 4 방호능력


한국 육군의 주력 보병전투차량(IFV)인 K21이 진화한 개량형인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NIFV)’ 청사진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가칭 K31로 명명된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 (NIFV)에 대한 논의 또는 계획은 그동안 알려진 바 없다. 하지만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2023 방위산업 부품·장비 대전 및 첨단국방산업전’에서 K21 생산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처음으로 개발 필요성을 제기했다.

NIFV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호주 장갑차 사업 수출용으로 제안한 ‘레드백’이 더욱 진화한 ‘레드백 개량형’에 해당된다.

NIFV 사전 개념연구는 이미 끝난 상태다. 소요검증을 통해 탐색개발과 체계개발 단계로 넘어가게 되면 2030년대 중후반쯤 전력화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 개발은 2025년부터 시작해 2030년대 초반에 양산, 인도를 거쳐 2030년대 중후반에 본격 부대 운용이 가능한 전력화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소요검증과 선행연구를 거쳐, 2025년 사업추진 기본전략을 마련하고, 2026년 사업타당성 평가, 2027∼ 2031년 탐색개발, 2032년부터 체계개발 을 거쳐 이후 양산 및 전력화가 가능한 상태다.

이미지 크게보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드백 장갑차.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NIFV)는 K21과 레드백이 한층 진화한 개량형으로 2030년 중후반 전력화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NIFV 개발이 이뤄지지 않으면 기존 400여대의 K21 보병전투차를 2030년대 이후에도 계속 사용해야 해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 개발은 필수적이다.

안승범 디펜스타임즈 대표는 “K21 보병전투차는 자체 개량의 한계가 있다”며 “여러 차례 지적되고 있는 수륙양용(도하기능)기능 때문에 차체와 포탑 등을 근본적으로 손을 댈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현재 지역군단에 배속된 기갑여단들은 K200 보병장갑차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K21의 취약성이 이미 드러난 상태다.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를 개발, 배치해 현재의 K21을 밀어내기 형식으로 물려 줘야 그나마 취약성이 보강될 수 있다는 평가다.

우선 레드백처럼 능동방어 시스템인 아이언 피스트(Iron Fist)를 갖추게 된다. 과거 탱크나 장갑차는 미사일과 같은 적의 대전차 화기를 만나면 피해야만 했다. 그러다 미사일을 탐지하면 연막탄을 자동으로 발사하거나, 전자 장비로 미사일의 센서를 교란하는 소프트킬(soft kill) 기술이 나왔다. 최근 대응탄을 발사해 대전차 무기를 직접 파괴하는 하드킬(hard kill) 기술로 발전했다.

레드백엔 장갑차로 접근하는 적 대전차 미사일을 능동위상배열레이더(AESA)로 포착한 뒤 이를 요격하는 아이언 피스트가 갖춰졌다.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는 중량 45t으로 유무인복합체계(MUM-T·멈티)로 운용되며 인공지능(AI) 및 표적탐지 네트워크 기반 시스템을 갖춰 미래형 최첨단 장갑차로 변신하게 된다.

특히 ‘레드 백’에 적용된 우수한 기술이 도입되는 등 ‘젊은 피’가 수혈된다.

360도 상황인식 및 능동방호시스템, 상부 레벨 6 방호 , 차체 하부 레벨 4 방호능력 등 현존 최강의 장갑차로 거듭난다.

레드백에 도입된 기술인, 지휘관이 장갑차 내부에서 특수 헬멧으로 밖의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아이언 비전(Iron Vision)을 갖추게 된다. 장갑차 내부 승무원은 밖을 볼 수 없다. 조준경과 잠망경이 외부를 관측하는 도구인데 시야가 아주 좁다.

그런데 아이언 비전은 장갑차 밖의 영상을 헬멧 장착형 디스플레이에 뿌려준다. 고개만 휙휙 돌리면 마치 투명 장갑차 너머 외부를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다. 아이언 피스트와 아이언 비전은 이스라엘 기술이다.

특히 SNT다이내믹스의 40mm CTA 건을 비롯, 12.7mm 원격사격통제체계(RCWS)가 탑재돼 장갑차 내부에서 무인사격이 가능해진다. 사거리 8km 대전차 미사일이 도입된다.

NIFV는 레드백의 궤도처럼 철이 아닌 복합소재 고무궤도(CRT)를 채택하게 된다. 고무와 내열성 강화 합성섬유, 철선으로 만들어졌다. CRT는 철제 궤도와 비교하면 주행 소음이 적고, 기동 성능이 높아진다. 내구성도 더 늘어난다. 철제 궤도보다 50% 이상 가볍기 때문에 연료를 아낄 수 있다.

고무궤도와 함께 능동형 현수장치를 갖추게 돼 K21의 단점을 보강한다. 능동형 현수장치는 장갑차 주변의 상황을 센서로 파악해 속도를 줄이지 않고 사전에 현수장치를 가동해 험지에서도 기동력을 보장할 수 있다.

레드백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옛 한화디펜스)가 호주 육군의 LAND 400 3단계 사업에 내놓은 작품이다. LAND 400 3단계 사업의 목적은 180억~270억 호주달러(약 16조~24조원)를 들여 호주 육군의 궤도형 보병전투차량(IFV) 450대를 사는 것이었다. 상대는 독일 방산기업인 라인메탈 디펜스의 링스(Lynx) KF41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장갑차 ‘레드백’의 호주 수출 관련 올해 상반기 말 발표 예정이었지만 호주 국방보고서에 권고사항들이 추가되면서 우선협상자대상 선정 일정이 연기됐다.

호주 국방보고서에는 보병전투차량 도입 대수를 기존 계획 450대에서 129대로 줄일 것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호주 정부의 권고사항만 받았고 지시사항이 내려오지 않아 호주 측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 측은 호주의 방산 협력 기조가 긍정적이라 기존 수출 전망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