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민주, 강릉서 현장 최고위 이재명(오른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강원 강릉세인트컨벤션웨딩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미국 1년 체류 마치고 내일 귀국

개딸들 “입국장서 계란 던지자”
‘낙딸’은 웰컴 티셔츠 공동구매
귀국 첫날 팬덤끼리 충돌 우려

이낙연, 이재명과 각 세우기보다
윤 정부 외교실정 부각 나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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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사진)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4일 1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 위기 상황에서 민주당 내 원심력을 키울지 주목되고 있다. 이 대표 강성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은 입국장에서 계란 테러를 예고했는데, 친낙(친이낙연)계 지지자들은 이른바 ‘낙딸’을 자처하며 단체 티셔츠를 맞춰 입는 등 ‘맞불’을 놓으면서 팬덤 간 갈등에 먼저 불이 붙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친낙계 의원들과 이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연대와 공생’, 지지자들은 24일 이 전 대표 귀국에 맞춰 공항으로 대거 마중을 나갈 예정이다. 지지자들은 이 전 대표 귀국을 환영하는 티셔츠 공동구매 행사를 벌이며 벌써부터 결집에 나섰다. 한 친문(친문재인) 커뮤니티에는 이 전 대표 사진과 함께 ‘WELCOME TO KOREA’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 공구를 21일부터 진행 중이다. 이들은 자신들을 ‘개딸’에 대응하는 ‘낙딸’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최근 이 전 대표의 독일 강연에서 이른바 ‘깨진 수박’ 현수막 시위를 벌인 개딸들도 커뮤니티를 통해 이 전 대표 입국 당일 계란 세례를 하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개딸들과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지난 대선 경선 때부터 갈등의 골이 깊은데, 이 전 대표 귀국으로 팬덤 간 충돌이 귀국 첫날부터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팬덤 진영부터 들썩이기 시작하면서, 이 전 대표의 귀국 후 정치 행보에 따라 야권의 역학 구도가 달라지는 만큼 모두가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우선, 이 전 대표가 지난 5월 발간한 외교 관련 서적인 ‘대한민국 생존전략’의 출판 기념회를 이르면 이달 열 계획이다. 당내 이슈가 아닌 윤석열 정부의 외교 실정을 짚는 것으로 첫 행보에 나서는 셈이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출판기념회를 미국에서는 열었는데 한국에서도 열어달라는 요청이 많아서 진행하게 될 것 같다”며 “계란 세례에 대해서는 최대한 물리적 충돌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에서는 이 전 대표가 당장 이 대표와 각을 세우는 언행에는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총선을 1년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이재명 체제’를 흔들 경우 본인뿐만 아니라 당 전체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 친낙계 의원은 “아직 민주당 당원들과 지지자들은 지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이 전 대표로 돌리는 정서가 여전해 당장 이 대표와 대치 구도를 만드는 것에는 굉장히 조심스러울 것”이라며 “외곽에서 본인의 정치적 구상을 설파하는 수준으로 정치 활동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이 전 대표의 총선 출마설에도 친낙계는 선을 긋고 있는데, 이 전 대표가 귀국한 만큼 당 위기 상황 때마다 이 대표의 대안으로 소환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 체제가 어려워지면 이 전 대표를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