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021년 6월 잠수정을 소유한 미국의 해저탐사 업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이 공개한 잠수정 사진. AP·연합뉴스

첫 페이지에만 ‘사망’ 3번 언급

대서양에서 실종된 타이태닉 관광 잠수정 운영사가 기존 탑승객들에게 사망 위험에 대한 ‘면책 조항’을 고지하고, 해당 서류에 서명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잠수정 ‘타이탄’을 탑승했던 유명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 작가 마이크 리스는 “모든 승객이 면책 조항에 서명해야 했는데, 첫 페이지에만 ‘사망’ 관련 내용이 세 번 언급돼 있었다”고 말했다. WSJ가 운영사인 오션게이트 측 초청으로 잠수정을 탔던 CBS 기자 데이비드 포그에게 확인한 면책 서류에서도 “잠수정 안팎으로 여행 시 신체적 부상, 장애, 정신적 외상 또는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 운영사 측이 잠수정에서 사고 발생 시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위험 수준이 높은 관광상품을 판매하면서 제대로 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운영사에 대한 비판이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미 해안경비대가 대규모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수색 범위가 미 코네티컷주의 두 배에 달할 정도로 넓어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난파 추정 지점에서 무언가 두드리는 듯한 수중 소음이 감지됐는데, 해안경비대는 “출처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선박에 남아 있는 산소 소진까지 시간이 얼마 안 남은 상태여서 골든타임 종료 전 수색이 마무리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잠수정은 96시간 산소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한국시간으로 22일 오후 7시쯤에는 산소가 고갈될 것으로 추정된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