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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 넘은 ‘비과학·가짜뉴스’

2008년 야권·좌파단체 연대
‘미국 광우병 소고기’ 괴담 유포
반정부 투쟁·국론 분열 조장
사드·오염수까지 악순환 반복
전문가 “좌파 자극적 선동 능숙”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6년 만에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나면서 대한민국이 허위 사실이 판치는 ‘괴담 사회’의 양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22일 제기된다. 2008년 광우병 사태와 2017년 사드 전자파 피폭 논란에 이어 최근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까지 ‘비(非)과학’적 주술이 국정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고 그 피해를 모든 국민이 떠안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괴담 사회의 시작은 광우병 사태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야권은 좌파 시민단체와 연대해 ‘뇌 송송 구멍 탁’이라는 구호와 함께 “미국산 소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려 죽는다”는 근거 없는 괴담을 유포했다. 대선 패배의 쓰라림을 분풀이하기 위해 ‘반미 감정’을 자극하는 전략을 택한 야권에 MBC ‘PD 수첩’ 등 일부 언론이 가세해 허위 사실을 확대·재생산했다. 이에 ‘유모차 부대’와 여중생 등 거리를 뒤덮은 시민들이 정권 퇴진을 외치면서 이명박 정부 초기의 국정 동력은 빠르게 식어갔다.

야권은 2016년 세월호 참사가 터졌을 때는 참사 당일 ‘7시간의 행적’을 추적하면서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굿판을 벌였다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펼쳤다. 또 경북 성주에 사드가 배치된 2017년엔 손혜원·표창원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성주 집회 현장으로 달려가 노래를 곁들인 춤을 추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전날 사드 기지 전자파가 기준치의 ‘530분의 1’에 불과하다는 환경영향평가서가 공개됐음에도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단 한마디 사과나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아울러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와 관련해서는 민주당과 시민단체가 전국 순회 장외 집회를 펼치는가 하면 정의당은 이날 항의 차원에서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을 찾았다. 정치권이 ‘가짜뉴스’를 만들면 일부 언론과 시민단체가 이를 확산해 반(反)정부 투쟁으로 몰고 가는 패턴이 똑같이 반복되는 셈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태평양 도서국에 오염처리수 방류 관련 연대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로 한 것에 대해 “국민을 상대로 통하지 않으니 나라 밖으로까지 괴담 선동에 나선 꼴”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괴담 사회의 양상에 대해 좌파의 선전·선동 기술과 극단적 진영 논리가 결합한 데서 빚어진 현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극적인 키워드를 능숙하게 뽑아내 선동에 활용하는 기술은 좌파의 전유물”이라며 “진보 진영을 지지하는 30~40%의 유권자는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유포하는 괴담이 사실이 아니라고 믿으면서도 상대 정파를 눌러야 한다는 삐뚤어진 신념 때문에 가짜뉴스 재생산에 가담한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이 오염처리수 문제를 걱정한다면 일본 정치인과도 대화해야 하는데 중국 대사만 만나고 한국 정부에만 비판의 날을 세우는 행태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나윤석·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