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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중 무기체계 쓰는 베트남
주변경쟁국과 전력차이 우려

한화·KAI 등 방산CEO 동행
윤 순방 기점 수출 물꼬 가능성
한화‘K9’, KAI ‘수리온’ 사활

오는 22일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에 맞춰 205명에 달하는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하는 가운데 방산 분야의 협력이 양국 정상 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어서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방산 업계는 이번 순방을 통해 불모지이면서도 철옹성 같던 베트남 방산 시장의 문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은 한국과의 경제협력이 확대되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무기체계를 갖추고 있어 그동안 한국 방산기업들에는 문턱이 매우 높은 시장에 속했다.

2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경제사절단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등 방위산업계 CEO가 포함됐다. 방산업계는 베트남 정부가 앞으로 5~7년간 3조 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해 군 현대화를 완수한다는 계획에 주목하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주변 국가들이 서방 무기 체계로 무장하면서 전력 차이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콧대가 높았던 베트남 방산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방산 분야의 협력을 강조할 예정이다. 한국 방산 기업들도 윤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이 베트남 사업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 무기 체계의 열세가 고스란히 드러난 점이 중요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의 러시아 제재와 러시아 내부 사정으로 인해 기존 무기 체계의 성능 개량, 유지 보수, 부품 교체 등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시아 경쟁 국가들은 서방은 물론, 한국산 무기 수입을 늘리면서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동남아시아에 총 68대의 국산 항공기를 수출한 바 있는 KAI의 경우 한국형 기동헬기인 수리온의 베트남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군의 군용 헬기 수요가 큰 가운데 활발한 물밑 교섭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사진) 수출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은 지난 3월 방한한 판 반 쟝 국방장관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찾아 한국 육군에 실전 배치된 K9을 직접 둘러봤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군에서 한국 방산의 높은 기술력, 경쟁력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