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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매매 거래 반등세 타고
강남·송파 인접 대체지 부상
일각 “토허제로 시장 왜곡”

서울 강동구 고덕동 아남아파트 84㎡는 지난 4월 6억2000만 원에 매매됐다. 4억3000만 원의 전세를 낀 매물로, 매수자는 1억9000만 원을 실투자했다.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84㎡는 같은 달 13억1500만 원에 팔렸다. 매수자는 10억 원의 전세 세입자를 구했고, 실투자금은 3억1500만 원이었다.

올해 상반기 들어 서울 주요 지역의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 거래가 반등세를 보이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가 다시 늘고 있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매매 거래 상위 지역인 서울 송파구에서 갭투자는 28건으로 지난해 4월(20건)보다 40% 증가했다. 이 지역 갭투자는 2021년 4월 57건이었다가 지난해 급감했는데 올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강동구는 지난해 4월 19건에 달했던 갭투자가 올해 4월 39건으로 105% 증가했다.

갭투자가 크게 늘고 있는 지역은 공통점이 있다. 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과 송파구 잠실동 등 서울시가 지정한 토지거래허가구역 4곳의 바로 옆 동네라는 점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의 갭투자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서울에서 갭투자 매매 거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지역은 강동구 고덕동이었다. 전체 매매 거래 97건 중 15건(15.4%)이 전세를 낀 매수였다. 2위는 노원구 상계동, 3위는 송파구 가락동, 4위는 서초구 서초동, 5위는 강동구 암사동, 6위는 서초구 반포동이었다. 강남구 도곡동, 송파구 송파동, 관악구 봉천동 등도 상위 지역에 포함됐다. 봉천동과 상계동을 제외하면 강남·송파구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인접 지역이거나 대체재로 평가받는 곳(서초구)이다.

지난 2020년 6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이 4개 동은 국제교류 복합지구개발에 따른 투기 과열을 막는다는 취지로 지정됐다. 2년간 실제로 거주할 때만 매매가 허용돼 갭투자가 불가능한 곳이다. 반면 주민들은 개발 사업과 무관한 아파트와 상가 거래까지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재산권 침해라고 반발하고 있다. 갭투자 수요가 인근 지역으로 향하는 풍선 효과만 불러온다는 지적도 있다. 이창무 한양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들 지역의 수요를 인위적으로 눌러 놓으니 시장이 왜곡될 수밖에 없다”며 “용수철을 압축시키면 튀어 오르듯 부작용이 따를 수 있기 때문에 조속히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