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문제는 올 여름 대한민국에도 큰 파장을 불러올 것이 확실하다. 일본 정부는 지난 12일 터널에 일반 물과 해수를 주입해 방류 시운전을 시작했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보고서를 토대로 장기간에 걸쳐 방류에 나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인체에 유해하지 않을 것이라는 과학적 검토 결과가 정서적 불안을 잠재우지 못한다는 데 있다. 서울시 수돗물인 아리수가 안전함에도 많은 사람이 생수를 사서 마시는 것과 같다. 이 때문에 일본 후쿠시마 어민들도 후쿠시마 수산물 불매를 우려해 방류에 반대한다.

정치권이 이런 민감하고 복잡한 문제를 악용하면서 국민 불안을 증폭시키는 것은 더 심각한 문제다. 정부는 물론 주요 정당들이 과학적 결론과 정서적 불안을 잘 구분해 제대로 대응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은 한국 주변 바닷물과 수산물도 방사능에 오염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괴담을 퍼뜨리고 있다. 이로 인해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횟집 손님이 줄고, 천일염 사재기 조짐까지 나타나는 등 수산업계 타격이 우려되자 어민피해 지원법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병 주고 약 주는 기만극이다.

위성곤 의원 등은 15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피해어업인 지원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13일에는 송재호 의원 등의 명의로 유사한 법안이 제출됐다. 일본 정부에 구상권 청구 조항도 있다. 만약 피해가 가시화하면 법안이 없더라도 국가적 지원에 나설 수 있다. 현 단계에서 그런 법안을 내는 자체부터 역설적으로 공포를 키운다.

이재명 대표는 “일본이 돈이 아까워 핵 오염수를 앞바다에 버려 대한민국 바다를 오염시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멍게, 김밥까지 거론했다. 한반도 바다가 온통 오염되는 양 선동한 것이다. 과학적으로는 전혀 근거가 없다. 민주당은 17일 오후 인천에서 오염수 방류 2차 규탄 대회를 연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일 감정이 호전되는 가운데 방류에 대해 한국 국민 84%가 반대한 반면, 일본 국민은 60%가 찬성하는 극단적 대조를 보였다. 일본 방류에 대한 정부 공식 입장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민주당은 자가당착의 이중적 행태가 아니라, 일본이 설사 방류를 강행해도 한국 바다는 안전하다는 캠페인에 나서는 것이 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