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등 영향 2년새 급등
업계 “가격 오름세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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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가가 지난해부터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공사 단가가 오른 만큼 건설·부동산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분양 가격이 더 오를 게 확실시된다고 보고 있다.

13일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이달 초까지 10년 동안 아파트 분양가는 연평균 약 8.62%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엔 16.09%나 뛰었고, 올해 들어서도 이달 초 기준으로 14.78% 상승해 최근 2년 동안 유독 오름세가 가팔랐다. 지난 2020년에는 0.72%로 강보합 수준이었고 2021년엔 6.02% 하락하기까지 했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는 “2020∼2021년엔 수도권 등 대부분 지역이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묶여 분양가 통제 적용을 받는 아파트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업계와 전문가들은 분양가가 이후로도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적용되는 기본형 건축비가 지난 3월부터 ㎡당 194만3000원으로 올랐다. 건설자재 가격과 노무비 인상 등에 따른 직접 공사비용 상승분이 반영된 것이다. 현장에서도 분양가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5월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전달보다 9.1포인트 상승한 100.0으로 조사됐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곳곳에서 사업주체와 시공사 간 공사비 갈등이 이어지는 것도 기존의 분양가로는 사업성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며 “물가 상승률과 금융 비용을 고려했을 때 아파트 가격 상승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미 분양을 시작한 아파트 단지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분양가가 계속 오르다 보니 ‘옛 가격’에 나온 아파트로 평가받는다는 설명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연초 시장을 관망하던 수요자들도 분양가가 더 오르기 전에 청약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경기 용인시, 광명시, 안양시 등에서 나온 아파트는 전용면적 84㎡ 기준 분양가가 10억 원을 돌파했는데도 모두 청약 마감에 성공했다. 지방에서도 청주시 ‘신영지웰 푸르지오 테크노폴리스 센트럴’ 1순위는 지난달 평균 7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이 가시권에 들어온 브랜드 아파트의 성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서울에서는 동대문구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761가구)’ ‘래미안 라그란데(3069가구)’, 광진구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1063가구)’ 등이 분양을 앞뒀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현재 분양을 진행 중인 아파트 역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계약률이 오르고 있다”며 “전북 정읍시에 분양 중인 ‘정읍 푸르지오 더 퍼스트(707가구)’는 하루 수십 명씩 견본주택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