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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사관저 찾아가 “중국몽” 훈시 들은 이재명

  • 입력 2023-06-0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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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1당 대표가 주한 중국 대사관저를 찾아가 중국 대사로부터 15분 가까이 훈시를 들은 것은, 그 모양새만으로도 국격을 훼손하는 황당한 일이다. 사실관계를 왜곡하면서 주재국 정부 정책을 비난하는 훈시 내용은 더 가관이다. 이런데도 더불어민주당은 항의하기는커녕 공식 유튜브를 통해 30분가량 생중계했다. 양자의 의전 서열을 고려할 때, 중국 대사가 민주당사나 국회 사무실로 찾아가는 게 정상이다. 구한말 위안스카이를 떠올리게 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8일 중국 대사관저를 찾아간 목적은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문제에 싱하이밍 대사와 보조를 맞추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싱 대사에게 중화 패권주의 선전 멍석을 깔아준 결과가 됐다. 싱 대사는 아예 원고를 펴놓고 “시진핑 주석 지도하에 중국몽을 이루려는 확고한 의지를 모르면 모든 게 탁상공론”이라고 했다. 한국도 시진핑 사상을 공부하고 수용하라는 취지다. 심지어 “미국 편에 서면 반드시 후회한다”는 협박까지 했다.

싱 대사 발언은 궤변에 가깝다.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처리할 때 외부 요소의 방해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한 관계 어려움의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고 했다. 앞부분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대만 관계, 뒷부분은 사드 보복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홍콩에 대한 조치를 보면, 중국은 ‘일국양제’ 약속을 지킬 생각이 없다. 대만에 대해선 무력 통일을 겁박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를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양국관계 악화는 근본적으로 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을 두둔하기 때문이다. 싱 대사는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훈련 동시 중단을 뜻하는 ‘쌍중단’을 거론했다. 정전협정을 위반하고 핵공격 위협까지 하는 북한을 비호하고, 이에 방어적으로 맞서는 한국과 유엔 결의를 조롱하는 주장이다.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문제에 대한 싱 대사 발언도 적반하장이다. 일본이 태평양을 하수구로 삼고 있다고 했는데, 중국은 55개 원전에서 후쿠시마 오염처리수의 50배에 가까운 삼중수소를 서해로 방출한다. 중국 대사의 오만방자한 행태를 자초한 사람이 정치지도자일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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