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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 광주교육감賞 동신여중 신서연 학생

나의 나무, 엄마.

엄마 안녕? 매일 얼굴을 보는 사이인데도 편지를 쓰려니 많이 어색하네. 아니, 얼굴을 매번 마주하는 사이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 건가. 이 편지를 읽는 게 엄마도 조금 어색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평소 말하지 못하는 진심을 담았으니 잘 봐줘!

아, 내가 이걸 어떻게 쓰게 되었냐고? 감사편지라는 공모전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사실 일상에 스며있는 배려와 사랑을 당연시하다 보니 엄마한테는 편지 쓸 생각을 못 했었다…? 스스로 엄마의 사랑에 너무 무뎌진 거야. 촘촘히 겹쳐진 사랑에. 그런데 바로 그날 밤, 새벽 공기에 나를 향한 엄마의 사랑을 다시금 느낀 순간 ‘감사편지의 주인공은 엄마다’라고 확신했어. 그날 새벽에 있잖아. 내가 밤에 이불에 실례를 한 날, 나는 16살이나 되었는데도 여전히, 가끔씩 밤에 오줌을 싸버리잖아. 야뇨증 때문에.

이 병 때문에 나도 나지만 엄마를 힘들게 하는 것 같아. 내가 화장실에 가면 엄마는 그 소리에 깨고 결국 같이 이불을 정리하잖아. 정말 고단한 졸음에 힘겨울 텐데도.

그럴 때면 정말 뭐라 할 수 없을 만큼 무안하고, 죄송스럽고, 한심해지고, 막막해지는 등의 복합적인 감정에 휩쓸리곤 해.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가끔씩 하지만 꾸준히 실례를 해왔고 그때마다 가슴속에 작은 파문이 일지. 하도 이렇다 보니 무뎌지긴 해. 사실은 당장 졸음이 급급할 때도 많고 낮이 되면 밤의 일은 새까맣게 잊어. 그렇지만 쓰나미 같은 죄책감과 두려움이 온몸을 휩쓸고 지나갈 때도 있어. 분명 초등학생 때까지는 중학생이 되면 이렇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중3인 지금도 그러고 있다니… 사실 난 반쯤 포기했어. 나는 성인이 돼서도 이럴 것 같아. 주위 사람들이 이 치명적인 결함을 알게 되면 모두 떠나겠지. 그래, 나 같아도 가까이하지 않았을 거야. 밤만 되면 찾아오는 이 저주 같은 콤플렉스는 평생 나에게 엉겨 붙겠지. 나는… 나는 글러 먹은 사람이야.

그럴 때면 엄마가, 잠긴 목소리로 내 어깨를 토닥이며 “괜찮아 서연아. 너 예전에는 이랬었는데 봐라, 지금은 엄청 많이 나아졌어. 괜찮아, 괜찮아. 약 꾸준히 먹고 운동 잘하면 금방 괜찮아질 거야. 좋아진다 생각해. 너 많이 좋아졌어.”

엄마의 아량과 믿음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진정시키고 새벽잠에 다시 빠져들곤 해. 엄마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만약 내가 엄마였다면, 자식의 야뇨증에 단잠에서 깨어나 고단한 몸으로 수건으로 이불을 문지르고 위로의 말을 건넬 수 있었을까. 엄마가 울적함에 질식한 나를 수십 번, 아니 수백 번 구해줬어.

나의 하나뿐인 나무 엄마, 사랑해.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